대우조선해양 “임원 30% 축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1300명 대상 희망퇴직 접수

대우조선해양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임원 수는 14일까지 55명(5월 말)에서 약 30% 줄이기로 했다. 이달 중 그룹 내 조직 수도 30%가량 줄일 계획이다. 전직 임원에게 부실경영 책임을 묻기로 하면서 현재 고문으로 있는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조만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분기(4∼6월) 사상 최대 규모인 3조318억 원의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은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후속 자구안을 발표했다. 정성립 사장이 10일 팀장급 이상 임직원과 노조 간부 등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경영설명회에서 발표한 자구안의 후속 조치다.

대우조선해양은 다음 달 말까지 부장 이상 고직급자 약 13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 등 인적쇄신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규모 인위적 구조조정은 워크아웃을 졸업한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구조조정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 1일 임원 수를 55명에서 48명으로 줄인 것에 더해 추가로 더 줄인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내부 재무진단을 통해 부실경영 책임이 있는 전·현직 임원들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고 전 사장을 비롯해 고문 등으로 남아 있는 전직 임원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인적 쇄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로 했다. 또 조직 슬림화, 자원 재배치 등을 통해 9월 1일까지 부문, 팀, 그룹 등 조직 수를 30%가량 줄이기로 했다.

임원들은 임금을 일부 반납한다. 이에 따라 올해 임원들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35∼50% 삭감된다. 수석위원과 전문위원 직위는 통합하고 현재 55세부터 적용 중인 임금피크제를 내년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조선, 해양과 무관한 자회사는 전부 정리한다. 다만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되는 중국 블록공장(산둥유한공사)은 일부 지분만 정리한다.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사업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관리체계를 정립하는 동시에 일부 업무는 협력회사와 자회사에 이관하기로 했다. 설계 능력을 키워 고효율 저비용 구조를 정착시키기로 했다.

비리 행위자에 대해서는 회사가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등 윤리의식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현재 목표는 생산성은 최대로 끌어 올리고 고정비를 최소한도로 줄여 현재 상황을 최대한 빨리 타개해 우리의 자존심을 되찾는 것”이라며 “이번 자구 노력으로 피해를 보는 임직원이 있겠지만 후배를 위해 내 자신을 희생한다는 대승적인 자세를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