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호화 호텔들 ‘강북 大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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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 문을 여는 포시즌스호텔. 객실 이용료가 하루 평균 40만∼50만 원 수준인 초호화 호텔이다. 포시즌스호텔 제공
9월 말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 문을 여는 포시즌스호텔. 객실 이용료가 하루 평균 40만∼50만 원 수준인 초호화 호텔이다. 포시즌스호텔 제공
9월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한복판에 문을 여는 포시즌스호텔을 필두로 세계적 초호화 호텔들의 서울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어트호텔 계열의 리츠칼튼호텔과 전 세계에 43개의 초호화 호텔을 거느린 만다린오리엔탈 호텔그룹도 서울 강북에 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9일 호텔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 동자동 2구역에 2020년(잠정) 메리어트호텔 계열의 리츠칼튼호텔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용지는 동부그룹의 계열사인 동부생명이 보유한 용지로 한때 그룹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예정대로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용지는 2011년 동부생명이 동부건설로부터 1271억 원을 주고 매입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이 지연되어 왔다.

메리어트 측은 5월부터 호텔사업 투자자를 모집할 때 제공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계획란에 이 같은 내용을 새롭게 포함했다. 메리어트호텔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진행상황을 얘기할 수는 없으나 호텔 건립을 위한 협의 과정에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메리어트호텔은 리츠칼튼호텔을 새롭게 오픈해 최고급 호텔로 이미지 쇄신을 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리츠칼튼호텔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급 호텔 브랜드로 통하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 현재 국내에 있는 리츠칼튼호텔은 1995년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리츠칼튼 서울 1곳이다.

용산 개발이 무산되면서 서울 용산역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만다린오리엔탈호텔도 꾸준히 강북에 입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용지로 찜해 둔 용산구를 포함해 2018, 2019년 오픈을 목표로 종로구와 중구 등 강북 중심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강북 중심가에 대규모 호텔을 지을 만한 용지를 마련하기 힘든 만큼 호텔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향후 매물로 나오는 호텔 건물을 인수하고 새롭게 단장해 오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만다린오리엔탈호텔과 페닌슐라호텔, 샹그릴라호텔와 함께 세계 초호화 호텔 브랜드로 꼽히는 포시즌스호텔도 9월 말 문을 연다.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포시즌스호텔은 전 세계 38개국에 91개의 최고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서울의 비즈니스 중심지인 세종대로 사거리에 문을 여는 포시즌스호텔은 스위트룸 43개를 포함해 317개 객실 규모로 운영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소유하고, 글로벌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호텔앤드리조트가 위탁 운영한다. 4117m² 대지에 지하 7층, 지상 25층 규모로 들어선다. 평균 객실 이용료는 1박에 40만∼50만 원(미정)으로,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호텔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호화 시설에 한국적 디자인을 가미한 새로운 콘셉트의 객실을 선보이며 레스토랑과 대규모 연회장, 피트니스센터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호텔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초호화 호텔이 서울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몇 년간 특급호텔들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졌을 뿐만 아니라 최근 메르스 사태로 객실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호텔들의 공실률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초호화 호텔을 표방하며 2012년 문을 연 여의도의 콘래드호텔의 경우 공실률이 높아 당초보다 객실료를 낮춰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초호화 호텔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5성급 호텔들이 갖고 있는 서비스 이상의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포시즌스호텔이 어떻게 자리 잡느냐에 따라 다른 호텔업체들의 향방도 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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