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소주, 취기 오른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03시 00분


‘순하리’ 인기에 주류업체들 가세… 블루베리-석류-자몽맛 등 선보여

올 초부터 부산·경남지역에서 시작된 ‘과즙소주’ 열풍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순하리)’이 예상 밖의 인기를 얻자 경쟁업체들이 줄지어 과즙소주 신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과즙소주는 기존 소주에 유자, 자몽 등 각종 과즙을 추가한 것으로 주종이 ‘리큐르’(술에 과즙, 향료 등을 섞은 알코올음료)로 분류된다. 알코올 도수가 일반 소주(17도 안팎)보다 낮은 13∼14도로 독한 술을 선호하지 않는 여성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있다.

과즙소주 열풍은 올해 3월 롯데주류가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순하리를 내놓으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부산·경남지역은 무학이 2006년 알코올 도수 16.9도인 ‘좋은데이’를 출시한 뒤로 저도주가 대중화된 곳이다. 순하리는 대학가 주점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내는 데 성공했고 약 두 달 만에 1000만 병이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하순부터 유통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순하리의 인기에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곳은 영남지역의 주류업체들이다. 이들은 속속 과즙소주 신제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부산지역 소주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무학은 5월 ‘좋은데이 블루(블루베리), 레드(석류), 옐로우(유자)’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8일에는 자몽 맛을 내는 ‘좋은데이 스칼렛’까지 선보였다. 무학은 순하리보다 알코올 도수를 0.5도 낮추고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것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금복주 역시 지난달 유자와 자몽, 블루베리 맛을 내는 리큐르 ‘상콤달콤 순한참’을 출시했다. 부산지역 업체인 대선주조는 이달 2일 ‘시원블루 자몽’을 선보이며 과즙소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선주조는 천연과즙을 경쟁제품보다 2배 더 넣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이달 11일에는 국내 소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까지 신제품 ‘자몽에 이슬’을 내놓고 과즙소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젊은이와 여성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신제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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