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진 콜라·사이다…업체들 담합 의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5일 05시 45분


■ 탄산음료 왜 이렇게 비싸졌나 했더니…

설탕·PET병 등 원재료가격 인하 불구
최근 4년간 탄산음료 가격 33%나 올라
과도한 가격 인상, 독과점 폐해 지적도


“요즘 콜라, 사이다가 왜 이렇게 비싸졌지?”

국내 탄산음료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이 회원단체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4년간 탄산음료 소비자물가지수가 약 33% 상승했으며, 이는 전체 물가상승률(약 9%)보다 3.7배나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탄산음료의 지나친 가격상승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코카콜라음료(주)와 롯데칠성음료(주)의 지속적인 가격인상을 꼽았다. 코카콜라음료는 코카콜라(1.5L) 출고가격을 2014년 1월 6.5%, 12월 4.1% 인상했으며,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출고가격을 2014년 2월 각각 8.3%와 6.6%, 2015년 1월 7%와 5.6%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가 서울 300개 유통업소 소비자가격을 분석한 결과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에 따라 코카콜라(1.5L) 소비자가격은 2013년 12월 평균 2196원에서 2015년 3월 2502원으로 13.9% 올랐다.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이상 1.5L) 가격 또한 17.4%, 9.7%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가격은 떨어지는데 제품가격은 인상…업체들 담합 의혹

문제는 두 회사가 가격을 인상한 것과 대조적으로 국제 원료가격, 업체 원재료 비용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제 원당가격이 2011년 1월 대비 2015년 2월 54.8%나 하락하면서 국내 설탕 제조업체 3사(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도 설탕 출고가격을 2011년보다 2014년 평균 20.2% 인하했다. 국제 원유가격의 급락에 따라 PET병 출고가격(롯데알미늄, 삼양사) 역시 2011년보다 17.2% 인하됐다.

협의회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탄산음료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것은 음료산업의 독과점 구조에 일부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와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83.8%에 이른다. 소매점 매출액 기준 상위 7개 음료 또한 두 업체의 제품이 자리하고 있다. 탄산음료 시장에서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업체가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가격경쟁을 하기보다는 원가 절감분을 마진으로 흡수하고 함께 가격을 올리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암묵적 담합행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유통업계의 마진확대 문제 역시 탄산음료 가격인상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협의회는 “음료회사들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잦은 가격인상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 합당한 이윤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단체는 저물가 속에서도 시장의 비합리적인 구조가 물가를 인상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시를 통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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