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동 땐 우렁찬 말, 달릴 땐 우아한 멋쟁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시승기 / 페라리 캘리포니아T

“쿠르릉∼쿵∼.”

페라리 캘리포니아T의 차량 조작법을 듣고 시동을 켜자 특유의 우렁찬 엔진 소리가 주변을 압도했다. 페라리를 상징하는 엠블럼인 ‘프랜싱 호스(Prancing Horse)’, 즉 ‘도약하는 말’이 마치 막 목장 문을 박차고 뛰어나갈 때의 울음소리 같다.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캘리포니아T는 공기를 자연스럽게 빨아들이는 자연흡기 엔진을 고수하던 페라리가 27년 만에 선보인 터보엔진을 장착했다. 22일 서울과 경기 서북부를 잇는 자유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제로백은 3.6초. 기존 모델과 비교해 최고출력은 70마력, 최대토크는 25.5kg.m 향상돼 최고출력은 560마력, 최대토크는 77.0kg.m에 이른다. 이런 성능 향상은 새롭게 장착된 8기통 신형 터보 엔진 덕택이다.

볼록하고 오목한 면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스포티함과 우아함을 강조한 외관,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진 실내에는 6.5인치 터치스크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특히 운전대를 중심으로 모든 기능이 집약돼 있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내부 설계가 독보였다. 다만 한국에 수입하는 과정에는 내비게이션은 기본으로 장착돼 있지 않다.

시내 주행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자주 밟아도 12기통인 다른 페라리 모델에 비해 8기통의 캘리포니아T는 상대적으로 운전이 편하다. 다만 세단과 달리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으면 쉽게 차가 밀려 주의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T 특유의 하드톱(딱딱한 지붕)은 14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어 쉽게 컨버터블 차량으로 변한다. 이전 모델에 비해 뒷좌석 공간을 넓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2명이 앉을 수 있어 일상적으로 쓰는 데일리 카로도 활용할 수 있다. 페라리를 공식 수입하는 FMK 측은 “페라리를 처음 구매하는 한국 소비자의 상당수가 캘리포니아T 모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페라리는 연간 7000대 정도의 차량만을 판매하는 전략을 편다. 이 때문인지 한국에서 주문하면 차량의 내외부를 모두 맞춤형으로 제작해 대기 시간만 1년 정도가 걸린다. 페라리 모델 중 가격이 가장 싼 캘리포니아T는 2억7000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