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수입량 줄었는데 수입액은 더 오른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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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용 고급 냉장육 인기 높아… kg당 수입단가도 매년 상승세
쇠고기 자급률 다시 50%이하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식당인 ‘구스테이크’는 미국산 쇠고기로만 스테이크를 만들어 판다. 인기 메뉴는 ‘립 아이 스테이크’로, 적절한 마블링과 풍부한 육즙이 인상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성구 구스테이크 수석셰프는 “예전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해외 식문화 경험이 풍부한 고객이 늘며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했다.

한때 ‘품질이 낮은 고기’로 통하던 미국산 쇠고기가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스테이크용 등을 중심으로 고급육 수입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다소 줄어들었음에도 수입액은 계속 급증세를 보인다.

6일 농협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해 7억1400만 달러(약 7740억 원)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전인 2011년 5억4500만 달러보다 31.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량은 2011년 10만7000t에서 2014년 10만5000t으로 1.9% 줄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기존의 저가(低價) 냉동육 수입물량이 줄어드는 대신 스테이크 등 고급 냉장육 수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kg당 수입 단가는 2012년 4.9달러에서 2013년 5.7달러, 2014년 6.8달러로 매년 오름세를 보인다. 이런 현상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이 약해진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의 인기 상승에 따라 한우(韓牛) 시장 잠식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쇠고기 자급률은 2012년 48.2%에서 2013년 50.5%로 높아졌으나 2014년 48.2%로 다시 낮아졌다.

황명철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미국산 쇠고기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한우의 품질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미국산#쇠고기#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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