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매끄러운 디자인·부드러운 주행… 다 좋은데 연비가 아쉽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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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강유현의 쉬운 시승기]크라이슬러 ‘올 뉴 크라이슬러 200C’

‘여성에게도 어울리는 크라이슬러.’

아직도 ‘크라이슬러’ 하면 근육질 남성을 연상시키는 대형 세단 ‘300C’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가.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크라이슬러가 내놓은 중형 세단 ‘올 뉴 크라이슬러 200’(이하 200) 때문. 매끈한 디자인에 실용적인 공간, 부드러운 주행 성능과 첨단 장치…. 연료소비효율(연비)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지만 이 정도 가격대의 수입차라면 고려해 볼 만 하다는 느낌이었다.

기자가 시승한 차는 200(3180만 원)의 상위 모델 ‘올 뉴 크라이슬러 200C’(이하 200C·3780만 원)였다. 전체 디자인은 곡선미를 살려 공기저항계수를 0.266Cd로 끌어내렸다. 라디에이터그릴 아랫부분과 헤드램프 윗부분이 곡선 모양의 크롬 장식으로 연결돼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 보닛 전면부는 기존 모델보다 아래를 향하고 있으며 보닛 중앙부 두 개의 절개선은 매끄럽게 전면 유리로 이어진다. 크라이슬러 엠블럼은 라디에이터그릴 가운데로 들어왔다. 후면부 트렁크 윗부분은 살짝 솟아올라 스포일러(속력을 높였을 때 차체가 뜨지 않도록 차체를 눌러주는 기능을 하는 부착물)를 장착한 느낌이 난다.

주행 성능은 부드럽다. 2.4L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출력은 6400RPM(분당 회전 수)에서 187마력, 최대 토크는 4000RPM에서 24.2kg·m이다.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기어비를 촘촘하게 구성했다. 시속 150∼160km로 꾸준히 달려도 여전히 힘이 남아 있는 느낌이었고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고속에서의 소음도 적었고 풍절음도 잘 차단됐다. 스티어링휠의 무게가 적당해 여성이 한손으로 돌려도 무리가 없었다. 코너링에서 차가 밀리는 현상도 거의 경험할 수 없었다. 다만 고속에서 차가 아래로 깔리는 안정적인 느낌은 부족했다. 연비는 숙제다. 200C는 L당 10.5km(200은 L당 10.9km)였다. 현대차 ‘쏘나타 2.4 GDI’와 도요타 ‘캠리 2.5 가솔린’(모두 L당 11.5km)에 뒤진다.

수납공간은 충분했다. 특히 변속기를 막대 형태가 아닌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버튼을 올리는 ‘로터리 E-시프트 전자식 변속기’로 장착했다. 통상 기어박스가 들어가는 자리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연결하는 터널처럼 돼 있어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등 소지품을 놓을 수 있었다. 세련된 디자인에 수납공간도 증가했다.

좌석 온도 조절이나 내비게이션, 라디오 설정 등은 모두 8.4인치 터치스크린을 이용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기자는 운전 중에 시선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는 느낌이 들었다.

첨단 기능도 많았다. 전방 차량이나 물체를 감지해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경로 내에 장애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주는 풀 스피드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차로 이탈 방지 경고 시스템, 주차 보조 기능, 사각지대 방지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다만 장애물이 있을 때 차가 알아서 멈추는 기능은 주차를 할 때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옆 차를 스치듯이 들어가는 각도를 잡고 후진하자 어김없이 차가 멈춰버렸기 때문이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시트 포지션. 길이 4885mm, 폭 1870mm, 높이 1490mm로 쏘나타(4855mm, 1865mm, 1475mm)보다 차체가 크지만, 키가 약 183cm인 친오빠를 태우니 뒷좌석에선 그의 머리가 천장에 완벽하게 닿았고 조수석에서는 의자를 끝까지 내려도 머리카락이 닿았다.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사이의 거리, 2743mm)도 쏘나타보다 62mm 짧다.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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