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CEO의 추상적 화법이 직원들 업무만족도 높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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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이 빠듯하다는 중요한 고객과 협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의 보스는 마진을 높이라며 부담을 준다. 이럴 때는 어떻게 계약을 매듭지어야 할까? 후배가 리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후배를 잘 모르고 또 그가 그 일을 할 준비가 됐는지도 의문이다. 어떻게 하면 그에게 합리적인 목표를 제시할 수 있을까.

위의 두 사례는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심리학자 월터 미셸, 니라 리버먼, 야코프 트로프 등이 주장한 ‘심리적 거리’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상황인 것.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HBR Korea) 3월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레베카 해밀턴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거리에는 사회적·시간적·공간적·경험적 거리가 있다”며 “이 거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조절하기 위해 특별한 전략을 사용하는 리더들은 업무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를 좁히고 싶다면 ‘상대방의 의향과 관심에 역점을 두는 것’과 같은 단순한 노력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부하 직원과의 사회적 거리를 늘리고 싶다면 “송장을 더 많이 작성하라”는 지시 대신 “수익을 늘리라”는 표현과 같이 추상적인 언어를 선택하면 된다. 한 대규모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리더가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화법을 구사할수록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다만 직속상관만큼은 구체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좋다.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 말고 거리를 다른 유형의 거리로 대체할 수도 있다. 협상 과정에서 앞으로 두 시간 내에 반드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면 어떤 제안을 할지 스스로에게 먼저 자문해 보는 것이 좋은 사례다. 이를 통해서 협상 상대와의 시간적 거리를 줄일 수 있다. 상대방과의 사회적 거리를 조절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과 가까워졌다고 느끼지는 않겠지만 시간적 거리가 줄어들면서 다급한 마음이 생기면 협상에 대한 태도와 대처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심리적 거리 사이의 공통점을 이해하고 간격을 조정하거나 다른 종류로 대체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해밀턴 교수는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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