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정주 회장-김택진 대표 경영권 분쟁
지분 15.08% 단순투자서 목적 변경
엔씨소프트측 “신뢰 무너뜨려” 반발… 업계선 “적대적 M&A 나선 듯”

게임업계 ‘양강’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사이에 경영권 분쟁 조짐이 보이고 있다. 넥슨이 27일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넥슨은 이날 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경영 참여 의지 표명에 대해 “게임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넥슨은 27일 “넥슨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양사가 상호 발전을 지속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 투자자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며 경영참여 이유를 밝혔다.

넥슨은 2012년 6월 엔씨소프트의 지분 14.68%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게임업계 1, 2위를 다투는 두 회사의 결합은 ‘국내 게임업계의 연합군’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두 회사는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넥슨 관계자는 “2년 반 동안 엔씨소프트와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지만 기존 협업 구조로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 속도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유의미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경영참여를 통한 협업 강화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게임 개발 철학 및 비즈니스 모델 등이 다르고 일방적 경영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는 “지금까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만 밝혔던 넥슨이 일방적으로 이를 뒤집은 것”이라며 “엔씨소프트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게임업계의 신뢰 자체를 무너뜨리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지난해 10월 엔씨소프트와 상의 없이 엔씨소프트 지분 0.4%(8만8806주·약 116억 원)를 더 사들여 지분을 15.08%까지 늘렸다. 당시 넥슨은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회장과 엔씨소프트 창업자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곽도영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