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증시도 ‘거꾸로 개미들’ 눈물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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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 오르고 사면 내리는 역주행 투자 반복

G20 2014증시 얼마나 올랐나
“코스피가 지난 2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 추세를 나타낼 것이다.”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라 조선·화학 등 수출업종이 유망할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에 대해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올해 주식거래가 이틀 남은 28일 현재 장밋빛 기대가 물거품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증시가 급등한 가운데 한국 증시는 올해도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올해도 처참한 패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월 2일 2,011.34로 올해를 연 코스피는 26일 종가가 1,948.16으로 연초보다 3.14% 떨어졌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은 러시아(―42.57%)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성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G20 중 16개국 증시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 한국 브라질 영국 등 4개국 증시만 하락했다. 미국(13.01%) 중국(49.23%) 인도(28.68%) 일본(9.61%) 등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가 골고루 올랐고 한국과 여러 면에서 유사한 대만의 자취안지수도 6.88%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2,300∼2,400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세계 경기가 되살아나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기는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원화 강세에 발목이 잡혔던 한국 수출기업들은 하반기 엔화 약세에 고전했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기업들의 실적도 뒷걸음질을 쳤다.

개인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조선·정유·화학주 등은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26일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개인 순매수 종목 1, 2위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주가가 각각 53.1%, 45.3% 떨어졌다. 개인들이 많이 산 조선·정유·화학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대로 개인이 순매도한 상위 20개 종목 중 17개는 상승했다. 순매도 1위 종목인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32.2% 올랐다.

외국인은 비교적 선방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가 3.28% 상승했고, SK하이닉스, 한국전력(23.6%) 등도 크게 올랐다. 기관 역시 상위 순매수 20개 종목 중 3개만이 마이너스 수익을 보였다.

개미들이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개미들은 주가가 오르는 것을 확인한 뒤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강하다. 자금력과 정보력에서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열세이기 때문이다. 번번이 엇나가는 증권사 전망도 개미들에게 독이 됐다.

개인들이 외국인과 기관에 맞서는 방법은 결국 ‘장기투자’밖에 없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보다는 길게 보고 투자기간과 목표수익률을 정해 합리적으로 매수·매도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박민우 기자
#증시#코스피#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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