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회사가 만든 디카에 엄마들 매료

  • 동아일보

유한킴벌리 사물인터넷 ‘모멘트캠’
母子 시선 동시에 촬영해 자동편집… 행복한 표정 유튜브 소개되며 인기

유한킴벌리의 ‘모멘트캠’으로 아기와 엄마가 동시에 서로의 모습을 찍은 장면. 유한킴벌리 제공
유한킴벌리의 ‘모멘트캠’으로 아기와 엄마가 동시에 서로의 모습을 찍은 장면. 유한킴벌리 제공
“나 좀 살고 싶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하기스’ 기저귀를 만드는 유한킴벌리의 디지털마케팅팀은 육아 관련 유명 인터넷 카페들의 3년 치 게시물 500만 건을 분석해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90% 이상이 ‘압박’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타난 것. 육아라는 노동의 무게가 아기에 대한 사랑보다 더 강하게 엄마들을 짓누르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기가 주는 행복을 엄마에게 찾아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기저귀를 만드는 유한킴벌리가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게 된 계기다. 두 카메라가 한 세트로 구성된 ‘모멘트캠’은 엄마와 아기가 하나씩 나눠 착용한다. 엄마와 아이의 거리가 3m 이내로 좁혀지면 자동으로 촬영이 시작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상대방의 모습을 찍는다. 화면 재생 시에는 두 개의 화면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게끔 자동 편집된다. 유한킴벌리가 특허를 출원한 기술이다.

엄마들은 아이가 처음 몸을 뒤집었을 때, 자신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을 때 스스로가 얼마나 행복한 표정이었는지를 보게 된다. “육아가 숨이 막힌다”고 했던 아기 엄마는 모멘트캠 촬영 화면을 보고 “내가 저런 표정으로 이 녀석을 바라보는구나”라며 눈물을 흘렸다. 촬영 화면 속의 그는 행복이 가득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10월 말 유튜브에 올라온 모멘트캠 소개 영상은 조회수 230만 건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유한킴벌리#디카#모멘트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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