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數 3만개 육박… 63곳은 세계 점유율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중기청-벤처협회 실태조사
453개 기업 매출 1000억 넘어서… 2030 젊은 CEO는 오히려 감소

국내 벤처기업 수가 사상 최초로 3만 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18일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14년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 결과(벤처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벤처기업 수는 2만9555개로 지난해 말(2만9135개)보다 420개(1.4%) 늘었다.

국내 벤처기업은 2010년 5월 2만 개를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기청과 벤처기업협회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벤처기업 수가 3만 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양적, 질적 성장세 동시에 나타나

벤처업계에서는 불황 중에도 ‘스타 벤처기업’이 늘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000억 원 벤처기업’과 ‘1조 원 벤처기업’은 각각 453개와 7개로 2012년 말보다 각각 37개와 2개 늘었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벤처기업 수도 정보기술(IT)과 선박 부품 부문을 중심으로 61개에서 63개로 증가했다. 벤처기업들의 평균 매출액(68억4000만 원·전년 대비 10.2% 상승), 고용 인력(24.7명·4.2%), 영업이익(3억6000만 원·3.7%) 등도 모두 2012년보다 개선됐다. 중기청 관계자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부분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 벤처 성장 가로막는 걸림돌 제거해야

벤처업계에서는 이런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벤처기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관행이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금융 관행과 관련된 부분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벤처기업이 적잖다.

5년 이상 꾸준히 매출 500억 원 이상을 내고 있는 IT 기업인 A사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이 회사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기술’과 ‘실적’보다는 부동산 등 물적 담보를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A사 대표는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온 금융사로부터도 물적 담보 대신 기술과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대출을 받는 건 힘들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대출을 받아 기술력 있는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식의 전략은 생각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비율이 40대 이상 CEO에 비해 크게 적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벤처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 30대 벤처기업 CEO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특히 50대(30.5%)와 60대(6.1%) 벤처기업 CEO는 2012년에 비해 각각 1.5%포인트와 0.6%포인트 증가했지만 30대(17.8%)는 오히려 0.4%포인트 줄었다. 20대는 변동이 없었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장은 “최근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따라 20, 30대 사이에서 창업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실제 벤처업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금융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 등이 더 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벤처기업#벤처기업 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