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두국가 되려면 규제 풀고 지식산업 육성해야”

  • 동아일보

‘韓-아세안 새로운 도약’ 최고경영자 서밋 부산서 열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한-아세안의 새로운 도약, 혁신과 역동성’을 주제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부산=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한-아세안의 새로운 도약, 혁신과 역동성’을 주제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부산=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국은 추격 국가에서 선두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과거 정부가 도시화를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개방을 통해 자유와 경쟁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욕심만큼 빠르지 않을 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집중할 것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성장과 부(富)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느냐’입니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는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인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협력 강화 방안과 저성장 기조 속 성장 방안이 논의됐다.

○ 박용만 회장, “효율적 성장에 집중해야”

이날 행사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아세안의 새로운 도약, 혁신과 역동성’을 주제로 공동 주최했다. 이번이 2회째로 2009년 제주에서 열린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등 각국 정상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송치호 LG상사 대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 호앙꾸옥부엉 베트남전력공사 회장 등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이 터지면서 당초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불참했다.

박 회장은 “아세안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5∼7%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간 상호 투자액이 2012년 17억 달러(약 1조8700억 원)에서 1년 만에 40억 달러로 증가했다”며 “한국은 아세안의 5대 투자국이고 아세안은 한국의 2대 교역 파트너”라며 화답했다.

○ 폴 로머 교수 “시장 진입규제 없애야”

‘세계 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1의 연사로 나선 로머 교수는 성장이론의 대가로 꼽힌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바람직한 성장 방식으로 거주 비용을 낮춰주는 도시화와 제조업 고용 확대를 들며 한국이 ‘롤 모델’이라고 제시했다.

로머 교수는 “한국이 도시화를 지나 선두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선 산업의 진입 규제를 철폐하고 혁신을 통해 지식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1980년대 신규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독점 기업이던 AT&T를 분사시키면서 퀄컴, 애플이 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농업에서 제조업, 서비스업, 지식산업 등 부가가치가 커지는 산업 형태로 발전해 갈수록 정부가 아닌 시장 주도의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 “벤처기업과 대기업의 공정경쟁 기반 필요”


‘한국 혁신기업으로부터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열린 2세션의 연사로 나선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한국은 1994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시작으로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터넷 이용률이 45%에서 80%로 증가했다”며 “벤처기업 붐이 겹쳐 네이버, 카카오톡 등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에어아시아는 2001년 비행기 2대로 시작해 지난해 기준 150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게 됐고 탑승객 기준 아시아에서 5번째로 큰 항공사로 성장했다”며 “활주로 요원을 정보기술(IT) 팀장으로, 콜센터 직원을 파일럿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직원의 잠재력을 발굴해 ‘열린 인사제도’를 운영한 것이 가장 큰 비결이었다”고 전했다.

부산=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아세안 최고경영자 서밋#규제#지식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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