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 산중 오미자, 호주-뉴질랜드 찍고 北美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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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수출 역군” 中企가 뛴다]<中>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법인

오미자 가공 기계 앞에 선 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법인 박종락 대표. 그는 한국의 건강식품 오미자를 세계인에게 알리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문경=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오미자 가공 기계 앞에 선 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법인 박종락 대표. 그는 한국의 건강식품 오미자를 세계인에게 알리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문경=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오미자 원액
오미자 원액
경북 문경시 동로면 문경오미자밸리. 문경 시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산골 마을이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한 농가의 꿈이 영글고 있었다.

한국 오미자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꿈. 세계 시장 수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은 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법인을 이끄는 박종락 대표다. 박 대표는 문경지역 오미자를 오미자 원액(엑기스) 같은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호주와 싱가포르 등에 수출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05년부터 이 지역에서 오미자 농사를 지으며 가공식품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수출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그러나 오미자 수출에 대한 관심은 몇 년 전부터 갖고 있었다.

박 대표는 오미자 농사를 시작한 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2007년 대형 펜션을 짓고 오미자 체험단지를 운영했다. 12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이 체험단지에서는 오미자를 수확하고 오미자 원액을 직접 담가볼 수 있다. 이곳은 학생뿐 아니라 문경지역을 찾은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한 번쯤 들르는 코스가 됐다. 박 대표는 “체험단지를 운영해 보니 오미자라는 것이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 중국 사람들 입맛에도 참 잘 맞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막연히 해외 시장에 가지고 나가 보면 어떨까 생각하다 결정적인 계기를 맞았다. 2010년 오미자 원액과 와인을 만드는 공장을 짓고 대량생산에 들어갔지만 생각만큼 물건이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판로를 고민하다 불현듯 체험단지를 다녀갔던 관광객의 반응이 생각났다.

수출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2011년 3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 무역 전시회에 참가했다. 박 대표는 “박람회에 선보이려고 오미자 시음 샘플을 가지고 나갔는데 3일 만에 동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며 “오미자도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중국 바이어들과 수십 장의 계약서를 썼다. 박 대표는 “이제 됐다”고 기뻐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현실은 달랐다. 중국에서 오미자는 식품이 아니라 보건식품(기능성 식품)이어서 수출을 하려면 식품보다 훨씬 많은 인증과 법적 준비가 필요했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계약서는 휴지 조각과 다름없었다. 김동유 KOTRA 수출 전문위원은 “최근 중국 등 해외 국가들은 무역자유화를 앞세워 관세장벽은 낮추는 대신 인증과 같은 비관세장벽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일본 프랑스 등 세계 시장의 수출 박람회를 두루 다녔지만 법적 절차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2월 KOTRA가 주관하는 ‘경북 대양주 농축산특화 무역사절단’에 참가해 호주와 뉴질랜드의 바이어와 연결되면서 비로소 수출의 물꼬를 텄다. 실무 진행 과정에서 KOTRA 지원을 받은 것이 도움이 됐다. KOTRA 측은 “호주, 뉴질랜드 지역은 법적인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한인 교포가 많아 시장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외에도 싱가포르 등에 수출한 액수가 5억 원 정도.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보면 연말까지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도 수출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수출 성과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수출 과정에서 이동KOTRA를 통해 바이어와 계약 추진 사항을 점검하고 맞춤형 수출지원사업 정보를 제공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현재 전체 오미자 가공식품 생산량의 5%가량인 수출 비중을 앞으로 4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경=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문경오미자밸리#수출#오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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