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시장에 부는 ‘3色 새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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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모터쇼 현장]도심형 SUV 열풍
극한의 ‘연비 전쟁’… 신흥국 업체 급성장

이유일 쌍용차 사장 “신차 많이 팔리면 희망퇴직자 재고용” 2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14 파리 모터쇼’에서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이 내년 초 내놓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100(프로젝트명)의 
콘셉트카를 소개했다. 그는 “신차가 잘 팔려 내년 연간 생산량이 18만 대가 넘어서면 희망퇴직자 중 일부를 다시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제공
이유일 쌍용차 사장 “신차 많이 팔리면 희망퇴직자 재고용” 2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14 파리 모터쇼’에서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이 내년 초 내놓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100(프로젝트명)의 콘셉트카를 소개했다. 그는 “신차가 잘 팔려 내년 연간 생산량이 18만 대가 넘어서면 희망퇴직자 중 일부를 다시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제공
유럽 자동차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위축된 유럽에서 올 들어 8월까지 모두 864만 대의 신차가 팔린 덕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가 증가했다. 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14 파리모터쇼’ 역시 유럽 자동차업계의 들뜬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 되살아난 프랑스 업체

파리=정세진 기자
파리=정세진 기자
전시회장의 중앙인 1관을 차지한 푸조와 시트로엥, 르노 등 프랑스 ‘빅3’가 내놓은 혁신적인 제품을 보던 독일 자동차업체 관계자들은 “프랑스 업체가 달라졌다”며 수군거렸다. 최근 수년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기술개발로 부활한 프랑스 업체를 독일 자동차업계가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시트로엥이 이날 공개한 ‘C1 어번 라이드’는 이번 모터쇼 트렌드의 하나인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을 그대로 반영했다. 울퉁불퉁한 몸매에 높은 차체의 남성미는 ‘어디든 달릴 수 있다’는 이미지를 풍긴다.

시트로엥의 또 다른 소형 SUV인 ‘칵투스’는 도심의 좁은 공간에서 차량 문을 열 때 차체가 긁히는 것을 막기 위해 차량 양쪽 옆에 플라스틱 몰딩을 부착했다. 건물이 밀집한 이른바 ‘도심정글’에서 운전하는 소비자를 얼마나 세심히 배려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소형 SUV에 포커스를 맞춘 쌍용자동차


이날 쌍용차는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가는 X100(프로젝트명)의 콘셉트카인 ‘XIV-에어’와 ‘XIV-어드벤처’ 모델을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B세그먼트(등급) 차량으로 르노삼성자동차 ‘QM3’와 한국GM ‘트랙스’와 비슷한 크기다.

폴 윌리엄스 쌍용차 영국 대리점 대표는 “상당수의 유럽인은 SUV에 대한 로망이 있어도 경제적 부담으로 구매를 꺼렸지만 최근 소형 엔진으로도 강력한 힘을 내는 SUV가 등장하면서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럽 전체 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19%. 이 중 B세그먼트 비율은 최근 1년 사이 5%포인트 이상 늘어 27%에 이른다.

○ 샌드위치 위기

이번 모터쇼의 또 다른 트렌드는 유럽 업체들이 보여준 이른바 ‘리터(L) 전쟁’. 최소한의 기름으로 최대 거리를 주행하겠다는 극한의 기술경쟁에 나선 것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르노는 1L의 연료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인 ‘이오랩’을 공개했다. 앞서 리터 전쟁을 촉발한 폴크스바겐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인 XL1과 같은 연비다.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신흥국 자동차업체의 부상도 새로운 흐름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에 인수된 스페인 세아트와 체코 슈코다도 이날 신차를 공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폴크스바겐 기술력을 이식받으면서 유럽 중저가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모터쇼 행사장을 살피던 박심수 고려대 교수(기계공학)는 “연비와 친환경 기술로 격차를 벌이는 유럽 업체와 중저가 시장을 빠르게 차지하고 있는 신흥국 회사를 보면서 한국 업체들에 위기가 오고 있다는 신호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파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파리모터쇼#SUV#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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