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門 두드리는 기업들 부쩍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SDS 등 대어급 상장 임박에… 9월 예비심사청구 30건 달할 듯
공모株도 안정적 투자처로 주목

증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삼성SDS 등 ‘대어급’ 회사의 상장이 임박하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증시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공모주 역시 저금리 시대에 ‘시중금리+알파(α)’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가 11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대창스틸 알테오젠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에이디테크놀로지 디티앤씨 현대에이블기업인수목적1호 펩트론 교보위드기업인수목적 등 8개사가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등 9월에만 신청건수가 25∼3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동시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두 회사의 공모규모(3조 원 내외)만으로도 지난해 전체 공모액 1조3096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고, 중국 ‘고섬 사태’ 이후 3년 동안 중단됐던 해외기업 상장도 다시 시작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어들의 상장 추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상장을 고민하던 기업들이 덩달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거래소가 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크게 완화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호전됐다”고 밝혔다.

공모주 투자 열기도 확산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주 평균 수익률이 40%대에 달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6조3959억 원이 유출된 반면 공모주펀드로는 4859억 원이 유입됐다.

특히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공모주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데다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1인당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종합소득세 대신 15.4%의 단일세율로 분리과세하기 때문이다.

강준규 대신증권 강남선릉센터 부센터장은 “유망 기업들이 IPO를 앞두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공모주펀드의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채권형펀드의 안정적인 수익과 공모주의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IPO가 본격화되면 연간 7% 이상 수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공모주 열기에 편승했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 특히 공모주 배정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상장 초기에 직접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 상장 공모주의 5일 현재 주가는 시초가 대비 평균 10% 정도 떨어졌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높은 공모경쟁률에 현혹돼 상장 초기에 매수에 가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신규상장 종목이 공모가와 대비해 높은 시초가로 급등 출발하면 상장일이나 다음 날 일단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지면 다시 사들이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증시#삼성sds#하나대투증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