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브랜드 고급화 전략 결실… WRC 독일 랠리서 첫 우승 쾌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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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20 개조차로 일반도로서 진행

독일에서 22∼24일(현지 시간) 열린 세계랠리챔피언십(WRC) 9번째 랠리에서 ‘현대 셸 월드랠리챔피언십 팀’이 1위에 올랐다.
 시상식에서 현대차 팀 대표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오른쪽)과 그의 보조라이버 니콜라스 질솔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번 
경기로 누빌 선수는 종합성적 5위, 현대차 팀은 3위에 올랐다. WRC 제공
독일에서 22∼24일(현지 시간) 열린 세계랠리챔피언십(WRC) 9번째 랠리에서 ‘현대 셸 월드랠리챔피언십 팀’이 1위에 올랐다. 시상식에서 현대차 팀 대표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오른쪽)과 그의 보조라이버 니콜라스 질솔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번 경기로 누빌 선수는 종합성적 5위, 현대차 팀은 3위에 올랐다. WRC 제공
‘부아아앙∼.’

세계랠리챔피언십(WRC) 둘째 날인 23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14분 독일 트리어. 멀리서 성난 배기음 소리가 땅을 울렸다. ‘스테이지 10’에서 가장 먼저 출발한 랠리카 소리였다. 수천 명의 관중들과 함께 기자가 자리 잡은 곳은 전속력으로 달려오다 유(U)턴한 뒤 큰 바위를 피해 오르막길로 진입하는 구간. 이번 독일 랠리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대부분 진행됐지만 이곳만은 흙길인 데다 간밤에 내린 비로 땅이 젖어있었다. 랠리카들은 U턴 구간에서 급격히 속도를 줄였지만 차체가 밀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현대 셸 월드랠리챔피언십 팀(현대차 팀)’의 대표 레이서 티에리 누빌의 ‘i20’ 개조차는 이 구간을 빠르게 지나갔다.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관람객 우버 램브크 씨는 “미끄러운 노면에서 레이서들이 뽐내는 기술을 보려고 8번째 WRC를 찾아왔다”며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주행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게 WRC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관중들은 샌드위치로 허기를 때우며 랠리카들을 구경한 뒤 지도를 보며 다음 스테이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WRC는 르망24시, 포뮬러1(F1)과 함께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꼽힌다. F1과 달리 일반 도로에서 양산차를 개조해 출전한다. 현대차는 2000∼2003년 ‘엑센트’로 WRC에 참가했다가 올해부터 다시 참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려면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브랜드 고급화가 필요하다”며 모터스포츠 참가를 결정한 것이다. 특히 WRC는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이다. 폴크스바겐(폴로 R), 시트로엥(DS3), 포드(피에스타 RS)도 1600cc 이하 소형차로 출전했다.

동아일보는 올해 13개 랠리의 9번째인 독일 랠리를 국내 언론 중 독점 취재했다. 22∼24일 326km를 18개 구간으로 나눠 달린 뒤 총 주행시간이 가장 짧은 차가 승리하는 경기였다. 누빌이 3시간 7분 20.2초로 1위, 현대차 팀 동료인 다니 소르도가 2위에 오르며 현대차 팀은 사상 최초로 WRC 랠리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경기로 현대차 팀의 종합 성적은 5위에서 3위로 올랐다.

24일 누빌이 결승점을 통과하자 현대차 부스에선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미셸 난단 현대차 팀 감독은 “올해 종합 성적 3위권, 2016년 1위가 목표”라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수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누빌의 출신국인 벨기에 깃발이 나부꼈다. 최규헌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이 제조사 1위상을 받을 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최 법인장은 “좋은 성적으로 유럽에서 현대차 이미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25일(한국 시간) 4박 5일 일정으로 체코 공장과 러시아 공장을 방문하는 출장길에 올랐다. 최근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침체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점검하고 체코 공장 생산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올해 들어 정 부회장의 유럽 출장은 세 번째다.

트리어(독일)=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차#WRC#세계랠리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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