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중국으로]굴삭기 앞세워 中건설장비 시장 거인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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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핵심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 진입 초기 과감한 투자와 현지화·차별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1994년 두산인프라코어는 옌타이(煙臺)에 굴삭기 생산법인 ‘두산공정기계(DICC)’를 설립할 당시 외부자본을 유치하지 않고 투자비용 전액을 감당했다.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1990년대 후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미 중국 최대 규모의 생산·영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즈음 중국 경제는 급성장해 건설장비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초기 두산인프라코어의 과감한 투자가 제값을 하게 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진출 초기부터 현지화 전략을 사용했다. 두산공정기계는 인적구성부터 생산과 영업부문에 다수의 현지인을 기용해 중국 맞춤형 장비를 개발하고 영업활동을 했다. 두산공정기계는 현지 작업환경에 맞는 중국형 굴착기를 개발했다. 고원지역 전용 굴착기, 동북지역 혹한에 맞춘 굴착기 등 현지화된 제품은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한 중국 내 주요 대학을 방문해 우수한 학생들을 직접 채용하고 주요 부서 관리자로 배치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구축한 현장 밀착형 영업조직의 핵심 관리 인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다른 전략은 ‘차별화’였다. 1998년 중국 메이저 회사들이 고객들에게 현금 구입을 강요하고 있던 때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최초로 굴삭기 할부판매를 시작했다. 자본이 부족했던 중국 고객들이 할부금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의 판매량은 급증한다. 애프터서비스(AS) 를 강화하는 것도 차별화 전략의 일부분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중국에 34개의 대리상과 390여 개의 굴삭기 영업 및 서비스 센터를 확보해 가장 넓은 영업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100km 이내의 고객에게 12시간 안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현지화·차별화전략을 고수한 결과 두산인프라코어의 2011년 누적판매대수 10만 대를 돌파했다. 중국 내 건설기계업계로서는 최초 성과였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업 인수 작업과 설비투자를 병행해 휠로더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7년 중국 현지 휠로더 업체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그 이듬해에 연간 6500대 규모의 휠로더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2013년에는 중국 내 해외 업체로는 최초로 ‘휠로더 R&D센터’를 건립했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휠로더는 자체 브랜드(DISD)로 중동, 아프리카 등 등 신흥시장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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