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카드사업 7월 分社… 하나SK카드와 연내 통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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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사업 분할을 승인했다.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7월 1일자로 신규 법인으로 떼어낸 뒤 올해 안에 카드 계열사인 하나SK카드와 합병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2012년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처음으로 두 회사의 동일 사업 부문을 합치는 합병 법인이 출범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정례회의를 열어 외환은행의 카드 부문 분할과 이를 통한 외환카드 법인 설립을 승인했다. 금융위는 6월 말까지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전산시스템 분리를 마치도록 했다. 외환은행은 250억 원을 들여 다음 달까지 전산시스템 분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외환카드 분사 작업은 1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외환은행은 신설 카드법인으로 옮기는 직원에 대해 3년간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외환카드 분사가 향후 예정된 하나은행-외환은행 합병작업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환카드를 하나SK카드와 통합할 때 결정될 임금 등 근로조건과 회사명 등이 향후 두 은행을 통합할 때 ‘기준점’이 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공유하는 등 일부 업무를 합친 적은 있었지만 법인이 통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과 하나SK카드의 노조는 벌써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나SK노조는 외환은행보다 20∼30% 낮은 급여 수준을 높여주고 고용안정 협약을 맺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카드 분사에 따른 통합은 은행 합병 때 맺은 5년 독립경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카드사업 분할 자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외환 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카드 분사에 반대하는 시위를 가졌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통합 카드법인 출범이 업계에서 약체로 평가되는 카드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회로 보고 있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3.1%, 4.5%로 업계 최하위권 수준이지만 두 회사가 합쳐지면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과 비슷한 업계 중위권까지 순위가 높아진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외환은행#하나sk#통합#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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