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침묵의 암살자 폐암, 혈청 읽어 20분 만에 위험도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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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폐암 가능성 진단
무분별한 MRI CT X레이 줄일 수 있어 인기
피 한방울로 혈청검사, 안전하고 편리

봄만 되면 서울 하늘을 뒤덮은 뿌연 황사.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올봄부터는 초미세먼지가 심각해졌다. 그래서 맑게 갠 날조차도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려워졌다. 다른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우리의 폐가 위협받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폐는 호흡을 위해 필수적인 장기. 3개의 엽으로 구성된 오른쪽 폐와 2개의 엽으로 구성된 왼쪽 폐로 나뉘어 있다.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작용을 통해 호흡이 진행된다. 수분 알코올의 흡수배출 기능도 있어 매일 수분의 4분의 1이 폐를 통해 배출되고, 글리코겐을 저장하는 기능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장기인 폐의 암, 폐암은 우리나라 암 환자 사망률 중 1위(발생률 1위는 위암)를 차지하고 있다.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 탓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증상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폐에는 감각세포가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문제가 생겨도 그 문제를 인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폐암을 ‘침묵의 암’ ‘침묵의 암살자’라고 부른다.

평소의 폐 관리, 조기진단의 중요함


일단 폐가 상한 것을 알게 되면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높고, 폐암을 치료하더라도 재발률 또한 높기 때문에 평소에 건강한 폐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문제는 개인적 차원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요소가 많으니 조심하는 정도로 해결하더라도, 흔히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흡연문제는 꼭 챙겨야 한다.

집안에 폐암 관련자가 있거나 평소 자신의 가슴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담배를 끊는 것에서 폐 건강관리를 시작해야 하고, 건강한 폐를 유지할 수 있도록 폐활량이 늘어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의학의 도움을 받는 부분 또한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쳐서 사망률이 높은 폐암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조기진단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적절한 방법이 없다는 것.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흡연자의 경우, 병원에 가면 무조건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 (CT)을 권유받는다. 좀더 직접적으로 폐암의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들여다보는 방식을 택하는 것. 잘 알려져 있는 것과 같이 이런 방식으로는 방사선 피폭을 피할 수 없다. 아주 작은 가능성만으로 고가의 장비를 활용한 방사선 기기에 몸을 맡기는 것은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폐암 가능성을 판단할 다른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안전하고 저렴한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

체외진단용 의약품 제조기업인 주식회사 굿셀라이프(대표 문승리)는 폐암 진단이 가능한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로 일선 병원에서 폐암 진단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폐암진단키트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는 2011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이후 전국 250여 개 이상의 병원에서 사용 중이며, 판매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폐암 환자를 진단한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의 혈청으로 폐암 가능성을 진단해 내는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암세포가 혈액에 분비하는 물질의 농도를 읽는 것이다. 이미 간암이나 전립샘암 검사에서는 이런 사전검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조기진단이 어려운 폐암 검사는 이 진단 키트가 처음이다.

폐암환자에게서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바이오마커인 CK19와 NSE의 상태를 판독하는 것이다. 비소세포 폐암에서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CK19는 폐암환자 80% 이상에서 발생하는 단백질이고, NSE는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쉬운 소세포암에 걸렸을 때 발생하는 단백질.

이 진단키트는 혈액을 15분 정도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혈청을 분리한뒤, 주사기를 통해 키트의 구멍 2개에 혈청을 0.1cc씩 떨어뜨린다. 20분 후 키트에 나타난 선을 통해 폐암 가능성을 진단한다. 육안으로 음성과 양성을 구분할 수 있다. 양성의 경우에 본격적인 ‘정량검사’를 한다.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특정 항원이나 단백질 농도를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다. 정량검사는 무료 서비스. 여기서 폐암인 것으로 판단되면 비로소 본격적인 검진과 치료에 들어가기 때문에 단순한 의심만으로 많은 비용과 방사선 피폭이 우려되는 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조기진단으로 건강한 폐를 되찾자

정부가 추진하는 5대암 검진사업에는 폐암이 들어 있지 않다.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방 자궁경부암 등 5대암을 지정하면서 폐암을 넣지 않은 것은 그만큼 폐암의 조기진단이 어렵다는 방증. 일반적인 조기검진이 거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4, 5기가 되어야 발견되고, 그만큼 폐암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 키트의 의미가 도드라진다. CT촬영 보다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양성반응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정량검사까지 진행되는 데다 초기 검사가 20분 정도면 끝나고 안전하다는 점에서 폐암 불안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라 할 만하다.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 키트는 2008년 원광대, 2013년 서울대에서 임상시험을 마쳤다.

굿셀라이프의 이택용 사장은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는 서울대병원 임상결과에서 1기 폐암진단율이 67%에 이른다”며 “이는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운 폐암의 경우 매우 높은 진단율로 폐암 조기진단에 매우 효과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에 위치한 한 로컬병원에서 환자 1명이 이 검진키트로 검진한 결과 CK-19, NSE 모두 양성 판독이 되었고, 정량 검사에서도 양성 판독을 받아 정밀 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으로 연계되었고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바 있고 이러한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바로덱-엘 래피드 테스트 진단키트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사나메디 서민석 대표는 “자가진단에 가까울 정도로 편리한 이 진단키트를 활용해 일반병원에서 폐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은 작은 병원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폐암에서 지켜내는 길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의 02-979-6115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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