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우리 곡물 지킴이, 명품 제과의 신선한 반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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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제과

풍년제과 신제품 ‘리얼초코파이’
풍년제과 신제품 ‘리얼초코파이’
“우리 밀은 서양 밀에 비해 더디 자랍니다. 그래서 밀 자급률이 낮고 국내에서 소비되는 밀가루의 98%는 수입 밀이지요. 우리 밀처럼 더디지만 꾸준히 신뢰를 늘려나가면서 고객기반을 다질 것입니다.”

풍년제과(www.pnbakery.co.kr) 강동오 대표(47)는 ‘슬로시티’인 전북 전주에서 국내산 밀과 쌀을 주원료로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어 공급하는 제과 명인이자 우리 곡물 지킴이다. 그는 투박하지만 깊은 맛과 향을 가진 우리 밀·쌀 가공식품으로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명품 빵으로 동네 빵집의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강 대표는 24년 차 제빵 경력을 가진 국가기술자격 제과기능장이다. 2002년 6월 제과 제빵업계의 사법시험으로 불리는 제과기능장에 합격했다. 당시 전국에 제과기능장은 76명에 불과했다. 강 대표는 같은 해 12월 둘째 형 강준구 씨와 함께 광주에 ‘강동오 케익’이라는 제과점을 차렸다. 빵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후 2005년 풍년제과를 인수한 뒤 우리 곡물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풍년제과의 성공 비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브랜드의 거품을 뺀 뒤 좋은 재료를 골라 조금씩 자주 구워내는 방법으로 조금 더 신선한 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기에다 빵을 사가는 고객들의 성향과 특징을 꼼꼼히 분석해 한두 가지 제품에 특히 집중한 것도 성공 전략 중 하나다. 우리 곡물로 만든 초코파이와 화련(전병)이 대표적이다. 화련은 곡물을 익혀서 만든 전병으로 기본 재료인 쌀에 김 깨 콩 등을 넣어 맛과 영양을 잡은 가장 한국적인 쿠키다.

2011년에는 농·공·상 융합 중소기업으로 지정되며 김 부산물과 곡물을 혼합한 간편식 과자 ‘해우다미’를 개발하기도 했다. ‘바다의 쇠고기’라 불리는 김에 쌀이 다량 함유된 김 과자로 취향에 따라 매운맛과 짠 맛, 순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해우다미는 중국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진출해 지난해에만 약 7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얻는 데 힘입어 올해부터 1억 엔의 일본 수출도 개시했다.

우리 쌀 우리 밀로 건강한 빵을 만드는 우리 곡물 지킴이로 변신한 강 대표는 “정직하고 바른 마음을 담아 우리나라의 좋은 재료로 잘 만든 빵으로 제과제빵 가공 분야의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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