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꽃 필 무렵 비바람처럼 기업도 성장痛 이겨내야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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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 전에 우리는 복병처럼 꽃샘추위를 만나게 된다. 세상의 이치도 마찬가지다. 변화 원리 속에는 꽃이 피기 전 한바탕 비바람을 겪어야 하는 모진 역경의 다리가 있다. 기업도 창업 후 여러 장애물을 겪어내고 춘풍의 훈훈함을 맞이할 즈음에는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의 통증이 있다.

의식과 능력이 정체된 기존 조직원들과 새로운 조직원들 사이의 신구 갈등, 성장에 걸맞은 기업문화가 정착되기까지 겪는 불안정성,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해관계의 기업들, 이 모두가 기업이 성장기에 맞이하는 꽃샘추위다. 성장기의 기업들은 반드시 이 추위를 이겨내야 봄의 훈풍을 만끽할 수 있다.

당나라 시인 우무릉(于武陵)은 친구에게 술을 권하는 ‘권주(勸酒)’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 ‘그대에게 술 한잔 권하노니(勸君金屈치), 잔이 넘친다고 사양하지 마소(滿酌不須辭), 꽃필 때는 바람과 비도 많고(花發多風雨), 인생이 출세하면 이별도 많소이다(人生足離別).’

우무릉은 과거에 실패하고 은거해 살다가 결국 목을 매 자살했다고 알려져 있다. 불운한 인생을 살다 간 지식인의 시구엔 출세와 성공에 대한 은근한 시기와 질투가 섞여 있다.

인간이라는 경쟁적 존재는 타인의 성공을 만만하게 허용하지 않는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나에게 그 땅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전제 속에 배가 아픈 것이다. 갖지 못한 자, 출세하지 못한 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저항은 이별이다. 땅을 얻은 자는 이별이라는 씁쓸한 관계를 감당해야 한다.

세상사라는 것이 잘되는 것이 있으면 한쪽에는 그만큼 방해하는 것이 있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인생을 살면서 잘된다고 축하할 일도 아니고 못 된다고 슬퍼할 일도 아니다. 꽃을 피우려면 비바람을 감수하라! 성공하려면 이별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룸(成)은 견딤(耐)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의 성내불이(成耐不二) 사자성어를 만들어 우무릉의 시구에 답하고자 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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