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장점 강조할땐 딱 3가지만… 그 이상은 역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어떤 여성이 소개팅에서 잘생기고 매너도 좋은 남성을 만났다. 첫눈에 호감이 갔다. 그런데 이 남성, 얘기하다 보니 훌륭해도 너무 훌륭하다. 집안도 빵빵하고 돈도 많이 번다고 한다. 비싼 차도 있고 패션감각도 좋다. 여성의 마음속에는 의심이 싹튼다. ‘이렇게 모든 조건이 완벽한 사람이 있을 수 있나? 그렇다면 이 사람은 왜 더 조건 좋은 여자가 아닌 나를 만나고 있을까?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없을까?’

일반적으로 누군가의 장점을 들으면 호감이 생긴다. 그러나 계속해서 좋은 점만을 듣다 보면 오히려 믿음이 가지 않고 의심이 생긴다.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고객을 성공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물건의 장점만 장황하게 나열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얼마나 많은 장점을 주장하는 것이 가장 설득에 효과적인지, 그리고 몇 번째부터 역효과가 발생하는지를 알아봤다. 이들은 샴푸, 시리얼 등의 소비재, 레스토랑, 그리고 정치인 등 4가지 대상에 대해 장점을 하나씩 차례로 제시하면서 듣는 사람들의 태도 변화를 조사했다.

실험 결과 거의 모든 대상에서 공통적으로 세 번째 장점을 제시할 때까지는 호감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네 번째 장점을 제시하면서부터는 호감도가 하락하고 의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여섯 번째 장점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한 가지 장점만 들려줬던 경우와 비슷한 수준까지 호감도가 떨어졌다.

연구 결과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을 상기시킨다.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소비자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메시지를 던지면 그 영향력은 점점 떨어진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어요’ 하는 식당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것처럼 장점만 죽 나열하는 식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설득을 위한 메시지는 세 가지만 강조하자. 또 의도를 금방 알 수 있는 직접적 설득보다는 구전이나 언론 기사를 통한 홍보 등 설득 의도가 노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