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경험은 원하는 것을 못 얻었을 때 얻어지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 서 있는 것이다.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 외·살림·2008) 》

2007년 9월 어느 날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는 특별한 ‘마지막 강의’가 열렸다. 췌장암 말기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랜디 포시 교수가 마지막으로 강단에 서는 날이었다. 강의 제목은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여섯 살, 세 살짜리 아들과 18개월 된 딸을 둔 포시 교수는 “여기 모인 사람뿐 아니라 아버지를 가질 수 없는 내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강의를 남긴다고 했다. 이 강의는 인터넷으로 퍼져 나가 1000만 명이 넘는 세계인의 가슴을 적셨다. 이듬해 책으로도 출간됐다.

안식년을 이용해 월트디즈니사에서 일을 했던 포시 교수는 이날 디즈니 유니폼을 입고 강단에 올랐다. 그는 생애 마지막 강의에서 죽음과 절망이라는 단어가 아닌 어린 시절의 꿈과 도전을 얘기했다. ‘무중력 상태에 있어 보기, 미식축구 선수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포시 교수는 꿈을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을 ‘장벽’이라고 표현했다.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한다. 장벽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멈추게 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다.”

취업난으로, 명예퇴직으로, 늦어나는 가계 빚으로 절망과 좌절에 빠진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특히 취업과 창업 과정에서 실패를 맛본 이들에게 포시 교수의 ‘첫 번째 펭귄상’을 가슴에 새기라고 말하고 싶다.

포시 교수는 ‘적이 잠복해 있을지 모를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 반드시 어느 누구는 첫 번째 펭귄이 돼야 한다’며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한 제자에게 ‘첫 번째 펭귄상’을 줬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경험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마지막 강의#랜디포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