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초조한가요? 마음의 북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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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은행나무·2013년) 》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을 앞두고 마음이 착잡한 젊은이가 많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아직 직장을 얻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이 그렇다. 집안 어르신들은 “왜 빨리 취업을 하지 않느냐”며 대기업에 지원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성화를 부리신다. 대기업에 가기 싫은 것도, 공무원이 되기 싫은 것도 아닌 취업준비생들은 그냥 우울해질 뿐이다.

남의 입을 통해 들으면 더 아프고 초조해지는 이런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연휴에 잠시나마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데 투자해 보기를 권한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봉투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취업으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컨베이어벨트에 올라탄 기계적 일상이 아닌 나 자신이 만족을 느끼는 삶을 누려야 한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월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하버드대를 졸업했지만 동기들처럼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대신 자주적인 삶을 좇았다. 측량이나 목수일 등 몸 쓰는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1862년 45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생전에 큰 부를 축적하거나 명예를 드높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의 사후 월든은 지금까지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고전이 됐다. 그만큼 대량생산 사회에서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하는 피로한 ‘다수’가 많은 건 아닐까.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월든’이라는 단 한 권의 책으로 소로는 불후의 명성을 얻었다”고 했다. 미국의 저술가 데일 카네기도 월든을 ‘불멸의 책’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간에 그는 자주적인 삶을 산 보답으로 불멸의 이름을 얻은 셈이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월든#마음의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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