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앞으로 10년 동안 31조 원을 투자하고 17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7일 발표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 등 핵심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경영계획은 정용진 부회장(사진)과 그룹 임원들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경영전략 워크숍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워크숍에서 올해 역대 최고인 2조6000억 원을 투자하고 2023년까지 총 31조4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올해 투자 금액은 지난해의 2조4000억 원보다 8.3% 늘어난 것이다. 정 부회장은 그룹 임원들에게 “향후 10년간 새로운 유통 업태를 발굴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 이를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백화점과 마트 등 다양한 유통업 형태를 한곳에 모은 복합쇼핑몰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신세계의 주요 투자계획에는 경기 하남시와 고양시의 교외형 복합쇼핑몰(2016년 완공 예정) 건립 등이 들어 있다.
신세계그룹의 한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 등을 묶어 가족 단위 고객들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는 고객의 체재 시간을 늘려 수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추가 출점 계획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신규 출점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마트는 세종시 세종점 등 6개의 신규점포를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경남 김해(2015년), 동대구(2016년), 울산(2018년 이후) 등에서 점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신세계는 또 인터넷과 모바일, 오프라인 매장 등 여러 유통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옴니채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2, 3년 안에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와 백화점의 온라인몰 사업을 강화하고, 통합사이트인 ‘SSG 닷컴’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올해 1만2000명을 고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10년 동안 백화점과 이마트, 복합쇼핑센터, 온라인 및 해외 사업 분야에서 총 17만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기업이 해야 할 최대의 사회적 공헌은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는 지난해 이마트 직원 사찰 등 그룹 안팎의 문제로 움츠러들었던 모습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여기에 최근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게 된 이유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는 3년 연속 감소했던 국내 유통업계의 성장률이 지난해 저점을 찍고 올해 소폭 올라갈 것으로 최근 내다봤다. 연구소는 올해 국내 소매시장의 규모가 지난해보다 2.3% 성장한 268조600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세조 연세대 교수(경영학) 겸 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공격적인 행보는 투자를 활성화해 내수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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