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여기저기서 공사중… 명품도시 된다는데 참아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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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분양 아이돌’ 위례신도시 입주 현장 가보니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 공사가 한창이다. 초등학교 옆으로 보이는 ‘LH꿈에그린’ 아파트(24단지)는 위례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이달 9일 입주가 시작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 공사가 한창이다. 초등학교 옆으로 보이는 ‘LH꿈에그린’ 아파트(24단지)는 위례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이달 9일 입주가 시작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장지동 대형마트에 장 보러 가고 있어요. 버스 타고 다니느라 지금은 좀 불편해도 뭐 대수인가요. 곧 부자동네 될 텐데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LH꿈에그린’ 아파트(24단지)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 상가라고는 24시간 편의점 하나, 슈퍼마켓 하나뿐이라 1주일 치 장을 보려면 15분가량 버스를 타야 하지만 이 정도 불편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강남권 입지와 착한 분양가를 내세워 올해 분양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위례신도시가 이달 9일 첫 입주민을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1년 12월에 분양한 LH비발디(22단지·1139채)와 LH꿈에그린(1810채) 입주자들이다. 아직 신도시는 ‘공사판’이지만 입주민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은 높았다. 올해 공급된 11곳 8600여 채의 민간 분양 아파트는 2015년부터 차례로 입주가 시작된다.

아직은 ‘도시’라고 부르기 어색할 정도로 위례신도시에서는 기반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로 안내판이 갖춰지지 않아 단지를 찾기 어려웠고 곳곳에 막다른 도로가 있었다. 22단지와 24단지 사이에는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초·중학교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신도시 입구는 인도와 공사가림막이 뒤엉켜 있어 길을 지나는 주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이날 오후 24단지에서는 10여 채가 이삿짐을 풀고 있었다. 입주율은 이날까지 24단지 47%, 22단지 40% 수준. LH 관계자는 “예상보다 2배 이상 빠른 입주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입주 완료 시기는 내년 2월 초지만 예정보다 훨씬 앞당겨질 것 같다”고 말했다.

24단지 상가에 문을 연 곳은 편의점, 슈퍼마켓을 빼고는 부동산 4곳이 전부였다. 병원, 약국, 식당 등 생활 편의시설이 없어 불편할 법한데도 주민들은 위례신도시 주민이 됐다는 ‘자부심’에 뿌듯해했다. 2주 전 24단지에 입주한 배현정 씨(44·여)는 “2015년은 돼야 도시 모습이 갖춰진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다”며 “곧 명품도시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이번에 입주를 시작한 두 단지는 5년 동안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지만 이미 음성적 거래를 통해 웃돈이 붙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한 지 2년이 지나면서 분양가에 이미 1억 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며 “요즘도 꾸준히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한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지만 분양 당시 인기가 높았던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금액의 웃돈을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최고 379 대 1, 평균 27.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웃돈의 규모가 평균 6000만∼7000만 원이다. 송파구 권역에 속한 단지와 중심상가인 ‘트랜짓몰’ 인근의 단지들도 인기가 높다. 하수남 명품위례공인 부장은 “송파 힐스테이트, 송파 와이즈더샵 등은 3000만∼4000만 원의 웃돈이 형성됐다”고 했다.

내년에도 위례신도시 분양은 계속될 예정이다. 내년 2월 현대엠코가 하남권역에 공급하는 ‘위례 2차 엠코타운’을 시작으로 5개 단지 이상에서 민간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서울 동남권에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남권 택지지구라는 장점 덕분에 위례신도시의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신도시 내 권역별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내년에 종료되는 부동산 세제 혜택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위례신도시#분양#송파구#위례 분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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