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기업브랜드와 국가브랜드의 묘한 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고민 중 하나가 현지에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도 낯선 해외시장에서는 초짜 브랜드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국가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연계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현지에 이미 형성돼있던 국가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단기간에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먼저 기업이 국가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국가명과 국기, 국장, 국화 등을 브랜드 명과 로고, 슬로건, 캐릭터 등에 응용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의류브랜드인 스코노는 노르웨이 국기를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 명(SKONO)도 노르웨이어로 ‘활기찬(Spek)’과 ‘가치 있는(Kostbar)’, ‘노르웨이(Norway)’ 등을 뜻하는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었다. 스코노는 국가 브랜드 노출을 통해서 자사 제품이 실용성과 모더니즘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북유럽 국가 특유의 디자인으로 제작됐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의 스포츠 브랜드 ‘르 코크 스포르티브’는 국조(수탉)를 심벌로 사용하고 있다. 르 코크 스포르티브가 생산하는 스포츠 의류에는 수탉의 형상이 새겨져 있어서 소비자가 프랑스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문화와 산업, 국민성 등 국가 이미지를 기업 브랜드와 연결시킬 수도 있다.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은 특유의 거친 엔진소리를 통해서 서부 개척시대의 말발굽 소리와 인간의 심장박동 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소비자는 거친 엔진소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이미지가 담긴 미국의 개척정신을 인식하게 된다.

기업이 국가 브랜드를 활용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먼저 해당 국가의 이미지가 현지에서 긍정적으로 형성돼 있어야 한다. 만일 국가 브랜드가 현지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기업의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전진희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jhjeon@kpc.or.kr
#기업브랜드#국가브랜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