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지혜]COO 역할은 ‘경영 고정관념’ 깨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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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 가까이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처럼 전문 영역을 지닌 사람도 있지만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처럼 자신만의 고유 영역 없이 CEO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다. COO는 CEO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올린 다양한 정보를 보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 때문에 기업 내에서는 COO의 역할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 자리를 하나 더 만들어서 비용 부담만 늘리고 경험 없는 CEO에게 책임 회피의 여지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제러미 J 마르셀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는 1998년 기준 매출액 5억 달러인 미국 기업 153곳을 대상으로 경영진 구조와 그 효율성을 분석했다. 불필요하다는 비판을 받는 COO가 기업 경영에 도움을 주는 때는 과연 언제인가를 밝히기 위한 연구였다. 결론은 명확했다. 의사결정권자로서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때 COO는 기업에 유익한 존재였다.

우선 경영진의 비즈니스 경력이 비슷할 때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모두 마케팅 출신이라면 기업 전체의 의사결정이 마케팅 위주로 흐르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COO가 색다른 시각을 보여주면 의사결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둘째, 경영진이 오랫동안 같은 팀으로 일했을 때다. 한 팀으로 일한 시간이 길어지면 비슷한 경험이 누적되면서 생각하는 방식이 유사해진다. 셋째, 경영진 나이가 많을 때다. 나이가 들면 과거 경험에 비춰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므로 기업 의사결정이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이처럼 경영진이 비슷한 시각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할 때 COO가 전혀 다른 관점과 해석을 제시한다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CEO#COO#최고운영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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