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가스는 수입하고 기술은 수출한다… 아프리카까지 진출해 미래 개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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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는 한국을 ‘기술수출국’으로 만들겠다는 중장기 과제를 세우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 세계 12개국에서 21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가스산업을 이끌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월 중국 HQC사와 20만 kL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설계 및 감리용역 수출계약에 성공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저장탱크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중국시장으로 진출하게 된 배경에는 국내에서의 치열한 기술 개발이 있었다. 가스공사는 2005년 지상식 LNG 저장탱크로는 세계 최대용량인 20만 kL 저장탱크를 개발해 통영과 평택생산기지에 공급했다.

탱크를 대형화하면 기당 50억 원의 설계비와 70억 원의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계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어 27만 kL 저장탱크를 만드는 개발도 성공하며 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주할 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27만 kL 저장탱크는 20만 kL에 비해 210억 원의 건설비를 아낄 수 있다. 저장용량은 약 35% 늘어난다.

‘가스는 수입하고 기술은 수출한다’는 목표 아래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진출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모잠비크 정부로부터 마푸투 도시가스 사업을 수주해 모잠비크 국영가스공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2014년 배관건설을 마무리 짓고 수도인 마푸투에 도시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자체 기술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LNG생산기지의 기본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평택 생산기지 제2공장과 삼척기지를 설계할 때 이를 적용했다.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평택 생산기지 제2공장의 기본 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60억 원의 예산과 70억 원의 외화를 절감했다. 삼척기지의 기본 설계를 자체적으로 완성하며 140억 원의 예산 절감과 17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독점 보유하고 있던 초저온 액상화물 격납 기술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NG 수송선의 핵심인 초저온 액상화물 격납의 원천기술을 프랑스에서 독점하다 보니 매년 막대한 외화가 기술료 명목으로 유출됐다.

가스공사는 올해 LNG 화물창 기술 개발에 성공해 매년 2880억 원의 기술료를 아끼고 1920억 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공사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선박 운항이 늘며 온실가스가 증가한다는 우려가 일자 가스공사는 LNG를 선박연료로 사용하는 대책을 추진했다. 7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LNG를 사용하는 항만 안내선인 ‘에코누리호’를 출항하기도 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를 선박연료로 사용하면 매연과 황산화물 배출을 90% 이상 줄이고 질소화합물과 온실가스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석유연료와 비교해 연료소비효율이 비슷하고 가격은 오히려 낮아 환경을 살리는 경제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로부터 합성원유를 만드는 기술인 GTL의 핵심기술도 확보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GTL은 경제적 가치가 없는 중소규모의 가스전을 개발할 수 있게 해 무분별한 유전 개발을 막을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일본과 유럽에서 수입하던 기술을 국내에서 직접 개발해 외화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신기술을 개발하며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 분야 기자재와 핵심부품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중소기업에 기술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천연가스 발열량 측정장치 등 다양한 사업에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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