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빈소에서도 형제는 말이 없었다

  • 동아일보

금호아시아나그룹 법적 다툼… 박삼구-찬구, 악수뒤 시선 외면

형제는 말이 없었다. 둘은 한 차례 악수를 나눈 뒤 시선을 외면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무거운 표정이었다.

형제 사이지만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68)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65). 두 사람의 복잡한 마음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맏형수(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마거릿 클라크 박 씨)의 빈소 곳곳에서 묻어났다. 형인 박삼구 회장은 취재진이 형제간 갈등에 대해 질문하려고 하자 “와 줘서 고맙다”라고만 말했다.

박찬구 회장은 담담한 어조로 “그룹이 잘 돼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잠시 후 다시 “아시아나가 잘 돼야죠”라고 덧붙였다.

최근 박찬구 회장의 행보를 비판하는 시선이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한가보죠”라고 답변했다.

이날 박찬구 회장의 발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우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살리자는 뜻으로 관계 회복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진전된 발언이라는 평가가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790억 원대 금호산업 기업어음(CP)을 출자전환해 금호산업을 살리는 방안을 반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시각도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12.6%)로 이 방안이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금호아시아나#박삼구#박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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