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턴+건전지 사면 그늘막 텐트를 준다고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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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불황탈출 파격마케팅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대형마트들이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박리다매는 기본이고 심지어 자사 상품의 가격이 경쟁사보다 비쌀 경우 차액을 보상해주기도 한다. 소비 위축과 강제 휴점의 여파로 인한 매출 하락을 막아보려는 ‘발버둥’인 셈이다.

롯데마트는 잠실점과 서울역점 등 전국 85개 점포에서 10일까지 랜턴과 건전지를 함께 사는 고객에게 그늘막 텐트를 1000개 한정으로 주는 ‘배보다 배꼽’ 행사를 열고 있다. 각각 2만9800원, 6360원짜리 ‘GE 랜턴’과 ‘에너자이저 건전지’ 묶음을 사면 시중에서 3만 원 정도에 파는 그늘막 텐트를 덤으로 준다.

같은 기간 진행하는 ‘한 봉지 가득 참외’는 소비자가 참외를 직접 봉지에 담게 하는 것이다. ‘규정 용량’이 2.8kg인 봉지에 실제로는 3.1kg까지 참외를 담을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할인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 마트 측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3월 압력밥솥을 사면 전기밥솥을 주는 ‘1+1 밥솥’ 행사를 열어 이틀 만에 준비한 3500개를 모두 팔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불황 때문에 갈수록 깐깐해지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파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덤을 얹어 주는 것 말고도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골라서 담을 수 있는 ‘골라 담기’ 행사도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올해까지 10년째 골라 담기 마케팅을 실시해 온 이마트는 최근 대상을 아이스크림과 과자 등 먹을거리에서 생필품으로 넓혔다. 이렇게 확대된 골라 담기 상품군은 현재 책과 꽃, 속옷, 양말 등 30종이 넘는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낱개 판매 상품보다는 ‘묶음 상품’과 ‘골라 담기 상품’에 더 쉽게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 효과는 골라 담기를 할 때가 더 크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낱개로 판매할 때보다 묶음으로 싸게 팔 때 매출이 1.5배로 늘며, ‘골라 담기’ 행사 땐 두 배 정도로 증가한다. 골라 담는 양말의 경우 매출액이 낱개 판매에 비해 2.75배나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신이 원하는 맛 또는 모양, 색깔 등을 고를 수 있어 소비자들이 더 쉽게 진열대 앞으로 모여든다”며 “골라 담기는 알뜰 소비에 개인 취향까지 배려하는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최근 생필품 1000개의 가격이 경쟁사보다 비쌀 때 차액만큼 보상해 주는 마케팅까지 펼친 것도 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깨우기 위한 고육책이란 분석이다.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명절을 낀 성수기와 여름 가전 특수 기간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매출이 계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성 매출 높이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비자를 잡기 위해 다양한 파격 행사를 하지만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어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류원식·박선희 기자 rews@donga.com
#대형마트#랜턴#파격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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