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비전공자도 교육… 청년 취업 돕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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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창조경제 2탄은 SW인재 양성

소프트웨어(SW) 분야는 개발인력이 핵심 자산인 지식집약적 산업이다. SW 자체가 결국 인간의 머릿속에 든 생각과 지식을 컴퓨터용 프로그램으로 표현해 낸 것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고급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수요에 비해 인력 공급이 크게 달리는 상황이다. 업계는 필요 인력의 25%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이 15일 대규모 SW 인력 양성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국내 SW 인력 풀을 확대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삼성발(發) ‘SW 붐’을 일으켜 정부의 창조경제에 부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삼성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직접 길러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부문과 달리 SW 역량이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어온 삼성이 과감하게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번 인력 양성 및 채용 계획에서 삼성그룹이 가장 주목하는 대상은 SW 비전공자들이다. SW 전공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전공자들을 SW 분야로 진출시키면 인력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창의적 융·복합형 인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안에 20개 대학을 선정해 비전공자의 수준에 맞는 SW 과목을 개설하고 매년 1000명씩, 5년간 총 5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비전공자들은 대학 2∼4학년 3년 동안 매 학기 두 과목씩 총 36학점의 SW 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방학 중에는 현장에 나가 인턴으로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 같은 결정에는 삼성이 올해 처음 도입한 인문계 전공자 대상 SW 채용 및 교육 프로그램 ‘삼성 컨버전스 SW 아카데미(SCSA)’에 수천 명이 지원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SCSA 수료자의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200명에서 4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관민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SW는 다른 산업과 융합했을 때 그 경쟁력이 배가된다”며 “그런 점에서 다양한 지식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SW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삼성의 결정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SW 엔지니어가 꿈인 초중고교생도 대거 육성한다. 올해부터 5년간 전국 500개교의 초중고교생 4만 명에게 방과후 수업 형태로 SW 조기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SW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관련 분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삼성그룹이 초중고교생에게 SW 교육을 시키는 것은 미래의 창업자를 양성하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아이디어를 SW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연습을 하면 어른이 된 후 자연스럽게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초등교육 과정에 SW 교육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부터 5년간 SW 인력의 채용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SW 인력을 매년 1500명씩 뽑았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30% 이상 늘려 매년 2000명 이상 채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신규 채용되는 인력은 5년간 총 1만여 명이다. 이는 현재 삼성그룹 전체 SW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SW 비전공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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