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産學-相生 두마리 토끼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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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과 협력사에 사내교육 ‘브랜드 아카데미’ 무료개방

1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에서 전성률 경영학부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1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에서 전성률 경영학부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1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서강대 경영대학 강의실. 오전부터 내린 비로 한결 시원해진 바깥 공기와 달리 강의실 내부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중소기업 팀장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뿜어내는 학구열 때문이었다.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에 참석한 45명(SK 계열사 31명, SK 협력업체 7명, 대학생 7명)은 토씨 하나라도 놓칠세라 진지한 태도로 강단을 주시하고 있었다.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가 2007년부터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해오던 학습 프로그램을 외부에 개방해 만든 것이다. 올해부터 협력업체와 대학생들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3일 개강했다. 수업 후 만난 학생들은 “수업료가 전액 무료인 데다 브랜드·마케팅 분야의 전문 강사들이 총출동하는 커리큘럼이 아주 훌륭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협력업체 인재양성에 힘 쏟는 SK

SK(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협력업체들을 위해 브랜드 아카데미 개방을 결정했다. SK(주) 관계자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회사의 운영과 성장 과정에서의 문제 해결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며 “대기업이 가진 전문성을 나누자는 상생 차원에서 내부 교육과정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부 개방 결정 후 SK(주)는 자체 기획으로 운영되던 아카데미 교육의 커리큘럼을 더 체계적 전문적으로 만들기 위해 서강대와 손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내 여러 대학의 학생들도 아카데미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아카데미에 대한 협력업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안료 전문업체 우신피그먼트의 최진규 마케팅영업 팀장(40)은 “이전에 사내 브랜드 구축 작업에 참여했을 때 전문지식과 소양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기업과 유명 대학 교수님들이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 앞으로 업무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K(주) 측은 “브랜드 아카데미는 협력업체 전문인력 육성을 지원하려는 그룹 차원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SK동반성장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금까지 7만여 명의 협력업체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올해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 상생과 산학, 두 마리 토끼 잡는다

SK그룹은 협력업체와의 상생뿐만 아니라 서강대 경영대 교수들과 자사 임직원들의 산학협력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접하기 힘든 세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고, 외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 역시 SK그룹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극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SK(주)는 아카데미 개강 전 서울 소재 대학의 마케팅 및 브랜드 관련 동아리에 아카데미 안내문을 보냈다. 전성률 서강대 교수가 접수된 동아리 소개서와 지원서를 검토해 7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다양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공부뿐 아니라 현업에 있는 분들과의 네트워킹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입을 모은다.

중앙대 3학년 이재규 씨(24)는 “인턴근무나 공모전 응모 등에서는 기업은 갑, 학생은 을인 관계로 내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브랜드 아카데미에서는 내가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0과목, 8회 과정으로 진행되는 커리큘럼을 모두 이수하는 사람은 서강대 경영대학원장 명의의 수료증을 받게 된다. SK그룹은 아카데미 수료 성적 우수 학생에 대해 입사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SK#브랜드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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