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錢쟁엔 동맹국도 없다… 한국이 가장 큰 피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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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동아국제금융포럼]

《 “선진국들이 자국 통화를 약세로 전환시켜 신흥국의 희생을 발판 삼아 경제 회복을 꾀하고 있다.”(쑹훙빙·宋鴻兵 환추재경연구원장)

“환율전쟁이 가속화되면 달러화 중심의 세계 금융체계가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제임스 리카즈 탄젠트캐피털파트너스 대표)

“엔-달러 환율이 조만간 100엔을 넘어 110엔까지 갈 것으로 본다.”(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신原英資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

환 율 전문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쑹 원장과 리카즈 대표, 사카키바라 교수 등은 수출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자국에 유리한 환율 구조를 만들려는 선진국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계의 리스크(위험성)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특히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교수는 달러당 엔화 환율이 100엔을 넘어 110엔까지 갈 것으로 전망해, ‘수출 한국’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음을 예고했다.

엔화는 100엔을 넘지 않은 현 상황에서도 이미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수출액은 25일까지 18억5000만 달러(약 2조535억 원)로 지난해 4월 평균 21억 달러에 비해 7.4% 감소했다.

적지 않은 경제 전문가가 ‘1달러=100엔’ 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국가로 한국을 꼽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엔-달러 환율이 100엔이 되면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2%포인트 감소하고, 적자 전환되는 수출 기업 비중이 68.8%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한국 수출경쟁력에 직격탄

현재 전 세계는 환율전쟁 중이다. 가장 먼저 공세에 나선 곳 중 하나가 일본이다. 글로벌 환율전쟁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정치 역학까지 얽혀 있는 고도의 ‘수 싸움’으로 피도 눈물도 없다.

이달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한국은 “일본의 양적완화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 주장에 귀를 기울인 국가는 많지 않다.

한국은행은 최근 201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8%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기재부는 28일 발표한 ‘엔화 약세에 따른 우리 수출 영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1분기(1∼3월) 대일(對日) 수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9.6% 감소한 반면 일본은 올해 1분기 들어 수출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엔화 약세 공습’에 한국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뾰족한 환율 정책을 내놓지 못해 한국 경제는 ‘아베노믹스’발 환율 공포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 “환율전쟁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 것”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5월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3 동아국제금융포럼’을 여는 것은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글로벌 환율전쟁의 전개 방향을 알아보고 국제사회와 한국의 대처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쑹 원장은 포럼에 앞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는 임시방편일 뿐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지역 통화 공동체를 구축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환율은 때로 극적으로 변한다. 한국 정부도 항상 환율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인위적 환율조정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엔화 가치가 110엔에서 추가로 더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경쟁적인 양적완화는 피해야 하며 환율에 주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카즈 대표의 전망은 가장 비관적이다. 그는 “각국의 경쟁적인 양적완화와 저환율 정책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한국의 동맹국이지만 환율전쟁에서는 한국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환율 영향에서 한층 자유로워지려면 기술 혁신에 매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해법 모색


‘2013 동아국제금융포럼’에는 쑹 원장, 사카키바라 교수, 리카즈 대표 외에 관계, 학계, 금융계, 관련 연구소에 유럽계 금융사까지 아우르는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도 함께 토론을 벌인다.

특히 사전 질의 발송과 답변 취합, 토론 전 전원 발제 방식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3차례 토론을 통해 포럼 참가자들은 정확한 현실 진단과 구체적인 솔루션을 얻어 갈 수 있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열리는 ‘글로벌토론’, ‘전략토론’, ‘열린토론’의 3차례 토론 세션에서는 패널들이 돌아가며 7분 이내에 사전 발송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발제 시간’을 갖는다. 이후 이어지는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질문·코멘트 시간은 2분 이내, 답변 시간은 3분 이내로 제한했다.

참석자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지막 세션인 ‘열린토론’에서는 현장 질의 및 트위터·페이스북을 활용한 실시간 질문을 통해 세계적인 대가들의 답을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했다.

신수정·한인재 기자, 세종=유성열 기자 crystal@donga.com
#동아국제금융포럼#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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