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예 생활용 그릇 만드는 ‘이도’ 이윤신 대표 “내 이름은 ‘도사녀’예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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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73% 성장… 비결은 예술-실용 결합”

이윤신 이도 대표가 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W몰 집무실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도자기 그릇을 소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부터 원신월드 회장 직도 맡아 더욱 바빠졌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이윤신 이도 대표가 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W몰 집무실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도자기 그릇을 소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부터 원신월드 회장 직도 맡아 더욱 바빠졌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돈을 좇으면 돈이 안돼요. 정성을 다하니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고요.”

수공예 생활용 도자기 그릇을 만드는 이도의 이윤신 대표(55)에게 가파른 성장의 비결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 대표는 6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이도갤러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실용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었다”며 “세계 유일의 디자이너 도자기 브랜드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신념이 있다”고 말했다.

이도 본점을 제외한 4개 매장은 모두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지난해 4개 매장의 매출액은 13억4690만 원으로 2011년(7억7865만 원)에 비해 73.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에 입점한 해외 수입 도자기 브랜드의 매출은 약 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덕분에 신세계 강남점에 있는 이도 매장의 규모는 올해 두 배로 확장됐다. 한국 도자기업체로서는 파격적인 대우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아웃렛 W몰을 운영하는 원신월드 회장으로 선임됐다. 부친인 원신월드 창업주 이우혁 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에 접어든 셈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회장이나 대표라는 직함보다는 도예를 하는 예술가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유학시절을 포함해 20년 넘게 도예가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비싼 옷이나 보석보다 도자기 선물이 더 좋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는 도자기 생각만 하며 살고 있다”며 웃었다.

이 대표는 품질에 관한 한 양보가 없다.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공방의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품질 때문이다. 2006년 생산 과정에 기계시설을 도입한 세컨드 라인을 내놓았다가 얼마 안 돼 생산을 중단했던 경험이 있다. 강도가 약한 데다 겉보기에 조잡한 제품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품질관리가 안 되는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도의 제품은 겉으로는 투박해 보이지만 이 대표가 치밀한 계산을 통해 디자인한 작품들이다. 2011년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내놓은 ‘김치 크로니클스’라는 책에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쓰이며 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백화점에 입점하기 전에는 삼성 일가 결혼식에 이바지 그릇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날 도자기업계에 필요한 것은 ‘바우하우스(20세기 초 예술과 기술, 예술과 생활 형식의 통일을 추구한 흐름)’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공예 도자기 그릇이 고유의 가치를 지닌 문화아이템이 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수공예#이도#이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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