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시장도 리퍼-렌털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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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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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상품-중고제품 새로 꾸며… 피아노-기타 등 최대 50% 저렴
아이파크百 3월달 업계 첫 기획전

불황의 여파가 악기시장에까지 미치면서 진열 상품이나 리퍼 제품 등 성능은 신제품과 다름없지만 값은 훨씬 싼 반중고 악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 제공
불황의 여파가 악기시장에까지 미치면서 진열 상품이나 리퍼 제품 등 성능은 신제품과 다름없지만 값은 훨씬 싼 반중고 악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 제공
직장인 김영란 씨(32)는 최근 아이파크백화점에서 6개월을 기다린 끝에 업라이트 피아노를 ‘리폼(Reform)’ 제품으로 구입했다. 김 씨는 “리폼 제품으로 산 덕에 100만 원 정도를 아낄 수 있었다”며 “중고 전문점에선 더 싼 제품도 팔지만 리스크도 있는 데 반해 제조사가 무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고 품질을 보장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황의 여파로 악기 시장에서도 리폼, 리퍼(Refurbish·새로 꾸밈), 렌털 상품이 인기다. 악기는 주로 부모가 자녀 교육용으로 구입하거나 음악 애호가들이 구매자이기 때문에 리폼이나 리퍼 등 ‘반(半)중고’ 상품을 찾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불황이 이어지면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3월 1일부터 8일까지 백화점 업계 최초로 1층 상설 행사장에서 ‘진열·리퍼·리폼 피아노 대전’을 연다. 영창, 삼익, 야마하 등 주요 악기 브랜드가 대거 참여한다. 행사장 위치는 백화점 입구와 사은품 증정 장소가 만나는 곳으로 가장 목이 좋은 공간으로 꼽히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매 시즌 패션 기획상품을 판매하던 공간이다.

백화점 측이 반중고 악기를 팔기로 한 것은 시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백화점 서일엽 마케팅팀 부장은 “정상제품 판매를 선호하던 유명 제조업체들도 최근 판매 문의가 계속되자 리폼 및 리퍼 상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며 “중고품을 사들여 다시 조율하고 건반을 교체해 파는 리폼 피아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효자 품목’이 됐다”고 전했다.

리퍼 제품의 인기도 높다. 리퍼는 반품된 제품 등을 제조업체나 전문가가 재가공해서 내놓는 것으로 기능상으로는 새 제품과 거의 같다. 지금까지는 리퍼 제품이라고 하면 정보기술(IT) 기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피아노나 기타도 리퍼 제품을 찾는 고객이 부쩍 많아졌다.

온라인마켓 G마켓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리퍼 피아노와 기타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25%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악기 리퍼 제품은 신품과 중고의 경계에 있지만 가격은 새 제품에 비해 30∼50% 싸다”며 “해당 업체에서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알뜰 소비층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홈쇼핑들은 악기 렌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불황으로 목돈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악기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늘자 대여 형식으로 바꿔 구매 장벽을 낮춘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연초부터 최고급형 디지털 피아노를 매달 3만 원대에 대여해 주는 상품을 선보여 5000여 건의 주문을 받았다. 목표를 35% 초과한 수치다. 현대홈쇼핑은 3월 디지털 피아노 렌털 상품을 처음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악기#리퍼#리폼#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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