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경영어록]“장사에서 제일 좋은 미끼는 신용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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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도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은 당당하고 매력적이다. 이들은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확실한 성과물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곤 한다. 일본의 프레스 금형 기술자인 오카노 마사유키 오카노공업 사장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오카노공업은 직원 6명인 초미니 회사다. 그러나 대기업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오카노공업 제품의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오카노 사장은 도면을 그리지 않고 제작한다. 도면을 그리고 제작하면 도면대로만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창의성이 발현될 여지가 별로 없다. 그는 머릿속으로 도면을 상상하면서 제작한다. 이렇게 하면 제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렇게 제작해도 얼마든지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얼핏 보면 체계가 없어 보이지만 오카노공업의 기술력은 초일류 수준에 가깝다. 지름 0.06mm의 무통증 주삿바늘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의 머릿속 설계도가 첨단과학 기술을 뛰어넘은 사례가 많아 오카노 사장은 ‘센서를 지닌 인간’이라는 찬사까지 받는다.

그는 장사에서 제일 좋은 미끼로 신용을 꼽았다. 기술자는 고객으로부터 어떤 믿음을 살 수 있을까. 오카노 사장이 생각하는 신용이란 고객에게 약속한 제품을 최상의 품질로 정확한 시기에 어김없이 공급하는 것이다. 장인은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약속한 날짜에 공급해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카노 사장은 최고 기술력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 결국 오카노공업에는 일감을 부탁하려는 고객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고객과 협상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오카노 사장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면 아무리 많은 돈을 제시해도 절대로 맡지 않는다. 가격 흥정 과정도 없다. 오카노 사장이 부르는 대로 고객은 값을 쳐줘야 한다. 배짱 영업 같지만 다른 장인이 흉내를 낼 수 없는 제품을 선보이기 때문에 고객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에게 일을 부탁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프로는 자신의 업무에서 결정권과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이런 힘은 고객의 무한 신뢰에서 비롯된다. 고객의 신뢰를 받으려면 확실한 제품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다른 이들과 차별화된 확실한 기술과 서비스를 가지고 제품을 생산할 때 오카노 사장처럼 가격협상 등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자신이 해당 업무에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고객에게 지켜야 할 신용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  
#DBR#경영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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