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적자금 62% 회수… 美는 5년 만에 9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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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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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10%도 사실상 확보…“우선주 위주 운용, 회수 쉬워”

미국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기업과 금융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 4180억 달러(약 449조 원)를 5년 만에 대부분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투입한 168조6000억 원의 공적자금 중 지난 15년 동안 약 62%만 회수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 재무부는 19일(현지 시간) 제너럴모터스(GM)에 2009년에 투입한 공적자금 500억 달러 중 현재 남아있는 209억 달러를 두 단계에 걸쳐 정부 보유 주식(5억10만 주)을 시장에 내다파는 형식으로 회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단 2억 주를 주당 27.50달러에 팔아 55억 달러를 12∼15개월 이내에 확보하고 나머지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 정부는 11일 가장 많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미 최대 보험회사인 AIG의 정부 보유 지분 16%도 시장에 매각해 1823억 달러(약 196조 원)를 전액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원금은 물론이고 151억 달러의 이익까지 남겼다.

AIG 지분 매각으로 2008년 10월 이후 4180억 달러가 투입된 전체 공적자금 가운데 약 3810억 달러가 회수돼 회수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미회수 공적자금 370억 달러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에 투입된 공적자금 잔여분(209억 달러)까지 회수하면 거의 전액을 회수하게 된다. 나머지는 정부가 당장 매각할 수 있음에도 각 금융회사와 기업에 전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다.

미 정부는 2008년 이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금융회사 116곳과 GM과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체 등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위기 조기 진화에 상당한 효과를 봤다. 미 정부는 씨티그룹 공적자금 투입으로 원금 회수는 물론이고 120억 달러의 이익을 챙기는 등 금융회사 공적자금 투입에는 짭짤한 수익까지 올리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15년이 지나도록 공적자금 회수가 지지부진하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97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투입된 공적자금 168조6000억 가운데 10월 말 현재 104조9000억 원(62.2%)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특히 회수율이 2006년 50.2%를 기록한 이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이 지연되면서 거북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영권이 없는 우선주를 매입해 손쉽게 손을 털 수 있는 방식을 택한 반면 한국은 정부가 경영권에 집착해 보통주를 사들인 것이 운신의 폭을 줄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공적자금#금융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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