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승진… 경영 전반 보폭 넓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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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장단 17명 인사…세대교체 가속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 보폭(步幅)을 넓힌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돈주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과 임대기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 등 7명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은 5일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전보 8명 등 총 17명 규모의 2013년 사장단 인사 내정자를 발표했다. 당초 삼성그룹이 보수적인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로 풀이된다.

○ 경영승계 가속도 붙나

관심을 모았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1년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가 된 이 부회장 내정자는 2007년에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맡았고, 2010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그룹 경영을 측면에서 지원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진두지휘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올해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를 포함한 중국의 새 지도부와 만나면서 대외 활동의 폭을 넓혀 왔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 내정자에 대해 “글로벌 경쟁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환경 속에서도 최전선에서 삼성전자의 경영 전반을 지원해 창립 이래 최대 경영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며 “삼성전자의 사업 전반을 현장에서 더욱 강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룹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최고의 실적을 내는 데 이 부회장 내정자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거세지면서 그의 승진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그룹 측은 지난달 30일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치른 뒤 여론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고 보고 승진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 내정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요직에 배치되면서 ‘이재용 체제’가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윤주화 삼성전자 DMC(완제품) 부문 사장은 제일모직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삼성 미래전략실의 이상훈 사장은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게 됐다.

오너 일가 중 사장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승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 5개 계열사 대표 교체

이번 인사로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자산운용, 삼성중공업, 제일기획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맡게 됐다. 덕분에 삼성전자 DS(부품) 부문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역할을 겸임해 업무가 과중했던 권오현 부회장은 부담을 덜게 됐다.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코닝의 대표를 맡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부사장도 사장에 올라 삼성중공업의 대표로 부임한다. 윤용암 삼성생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맡는다. 삼성미래전략실의 임대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제일기획 대표이사로 부임한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이인용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부장직을 수행했던 조수인 사장은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을 맡게 됐다. 그는 스마트폰, 가전제품의 해외 영업을 담당한 ‘영업통’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세계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가 이 보직을 사장에게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센터장에 취임한다.

정진욱·김용석 기자 coolj@donga.com
#삼성#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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