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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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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고액자산가 서비스 강화… 경영컨설팅까지도


#1
중견기업 사장인 한모 씨는 최근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 손님을 초청해놓고 골머리를 앓았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이라 어떤 식당을 예약해야 할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심 끝에 증권사 ‘컨시어지(개인 비서) 데스크’의 문을 두드렸고 증권사는 한국적이면서도 외국인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한식당을 골라 모든 행사 준비를 해줬다.

#2 수백억 원대 자산가인 정모 씨는 30대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증권사를 찾았다. 사망할 때 한번에 물려주는 것보다는 미리 계획을 짜서 재산을 물려주는 편이 세금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증권사는 세무사와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전담시켜 증여 과정에서 세제 혜택을 늘리기 위한 방안과 유산 분쟁 가능성까지 대비해주기로 했다.

최근 고액자산가(HNWI·High Net Worth Individuals)들을 위한 증권사들의 서비스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증권업계의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서비스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 증권사,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 확산

동양증권 PB라운지(왼쪽), 우리투자증권 PB
동양증권 PB라운지(왼쪽), 우리투자증권 PB
최근 증권사들의 자산관리서비스는 개인의 자산관리에서 가족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한 가족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가업 및 자산 승계 과정에서 생기는 세금, 법률문제까지 관리해주는 포괄적인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으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내놨다. 미래에셋증권의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는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기업가 고객들을 위해 기업공개(IPO), 채권발행 등 기업경영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기업을 운영하는 고객에게 가업승계와 관련한 일대일 컨설팅을 통해 가장 좋은 가업승계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또 이와 관련한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자산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유언장 없이 생전에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 운용한 뒤 사후(死後) 지정된 수익자에게 상속재산을 분배하도록 하는 유언대용 신탁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부모와 자녀들을 함께 초청해 가업승계와 관련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업승계 패밀리캠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 할아버지와 손자 등 2, 3세대가 함께 가업 승계와 상속 증여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골프장 예약부터 자녀 진로상담까지

문화 이벤트나 각종 예약 대행 서비스 등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자산 10억 원 이상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가 되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컨시어지 데스크에 전화하면 호텔과 레스토랑, 쇼핑,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안내하고 대신 예약을 해준다.특히 국내 150여 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원스톱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컨시어지 데스크를 통해 50개 병원의 건강검진을 예약하면 비용을 10% 할인해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들의 입맛에 맞춘 커피클래스, 요리클래스 등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문화강좌나 테마여행, 아트 투어 등 맞춤형 행사를 열고 있으며 동양증권은 프로 골퍼를 초청해 함께 골프를 즐기고 강습을 받을 기회도 제공한다.

고액자산가들의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다. 우리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 자녀 100명을 대상으로 학습유형과 적성 검사를 통해 직로 목표를 설계해주는 ‘2012 옥토주니어캠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캠프에는 대학생들을 조별 멘토로 참여시켜 학습 상담을 해주고 캠프가 끝난 뒤에는 진로 설정 보고서를 제공하고 학부모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일수록 자녀의 교육에 관심이 많다”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다양한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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