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강한 獨… 비결은 ‘2개 버팀목’

  • 동아일보

■ 포스코경영연구소 진단

‘독일 중간기업(Mittelstand)의 경쟁력과 독일식 고용 유연성을 배워라.’

장기적인 경제위기 국면에서 한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일의 경쟁력과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소(포스리)는 26일 ‘위기 탈출의 해법, 독일 제조업에서 배운다’는 보고서를 통해 2008년부터 이어진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 속에서도 독일 경제가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출과 내수가 유럽연합(EU)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돌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5.1%로 급락했던 성장률은 지난해 3.0%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유로존의 8월 평균 실업률은 EU 출범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인 11.4%를 나타낸 반면 독일의 실업률은 5.6%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독일 경제가 위기에 강한 이유를 제조업 중심의 수출경쟁력에서 찾았다. 특히 독일 제조업의 허리를 받치고 있는 ‘중간기업’의 경쟁력이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중간기업은 종업원 500명, 연 매출 5000만 유로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2011년 기준 독일 수출액의 22%를 차지한다. 이 회사들은 경제위기에도 고용과 수익, 설비 가동 측면에서 선전했다. 고품질의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동유럽 국가에 배후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비중을 꾸준히 늘렸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경쟁하기보다는 경쟁력이 있는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수출 국가도 다변화했다.

또 경기가 악화됐을 때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을 단축해 해고를 자제하는 유연한 고용정책도 한몫했다. 2008년 4분기 85%였던 독일 제조업의 공장가동률은 2009년 2분기 70%로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고용률은 82.8%에서 82.2%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기업은 경기 침체기에도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조업 단축으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기업이 부담해야 할 임금 등을 최대 67%까지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를 통해 인력을 해고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설비가 쉬는 동안에는 근무를 줄이고 설비가 돌아갈 때는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탄력적으로 대응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경제위기 대응#고용 유연성#중간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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