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주가 해외에서 더 인정받으려면 품질 고급화와 함께 케이팝, 한식 등과 융합하는 ‘문화적 마케팅’을 펼쳐야 합니다.”
24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55·사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몸에 좋다는 수준의 마케팅만으로는 전통주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전통주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주류의 공세를 꼽았다.
김 사장은 “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술 산업을 통제하고 간섭해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며 “이런 인식으로는 전통주를 산업으로 육성하고 세계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통주는 인터넷 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복잡한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하루 구입 한도를 50병으로 제한하는 등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또 김 사장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수입되는 와인과 맥주의 국내시장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애써 다져놓은 전통주의 입지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서둘러 ‘제2의 막걸리’를 개발해 대응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 들어 막걸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전통주 제조업계에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막걸리 수출량의 90%는 일본으로 갔지만 중국 내 한식당을 중심으로 최근 막걸리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중국 정부가 세균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멸균막걸리만 수출이 가능했지만 내년 2월부터는 생막걸리도 수출이 가능하다”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짜서 대중국 수출을 대폭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T는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하고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대한민국 우리 술 대축제’를 벌이기로 했다. 올해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월드컵공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축제에는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한 120여 개 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주종별 최고의 술을 선정하는 ‘우리 술 품평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이어진다. 시민들도 심사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우리 술 대축제를 ‘한국판 옥토버페스트(독일의 맥주축제)’로 발전시켜 한국 전통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욱 넓히고 싶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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