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굴착기 부착물 생산 ‘대모엔지니어링’ 이원해 회장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시작부터 해외로 눈돌렸다… 불황 안타는 맷집이 커졌다

회사 설립 22년 만에 연 매출 607억 원을 달성한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그는 2020년까지 대모엔지니어링을 세계 3대 어태치먼트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22년 만에 연 매출 607억 원을 달성한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그는 2020년까지 대모엔지니어링을 세계 3대 어태치먼트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바뀌기 마련이에요. 중요한 건 그 흐름을 읽는 것이죠.”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56)은 7년 동안 외국계 중공업회사 기술협력 부서에서 근무하다 1989년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일하면서 업계 현황을 파악한 이 회장은 장차 국내 시장에 기회가 생길 것이라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건설 중장비 시장의 주도권은 유럽에서 미국, 다시 일본으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일본 업체들이 국토의 70%가량이 산악지역인 한국에서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을 보고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면 불필요한 공정을 줄여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확신했다. 다만 사업 규모가 큰 데다 국내 대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건설 중장비 대신 굴착기 어태치먼트(부착물)에 특화해 틈새시장을 노렸다.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시작한 대모엔지니어링은 22년 뒤인 지난해 매출 607억 원을 올리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건설 수요가 많은 인도 동남아 지역에서는 제품의 가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해외시장에서 답을 찾다

대모엔지니어링의 주요 제품은 굴착기 어태치먼트다. 아스팔트를 부수는 브레이커, 철근을 분리하는 크러셔 등 건설 및 해체 작업에 쓰는 100여 가지의 제품을 만든다. 가격은 제품당 2000달러(약 222만 원) 수준이다. 건설 공정이 복잡다기해짐에 따라 중장비 업체들의 요구도 다양해져 어태치먼트 시장 또한 다방면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사업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힘썼다. 시장 규모가 큰 미국은 물론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굴착기와 어태치먼트는 한 몸처럼 묶여 팔리기 때문에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트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이었다.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함으로써 대모엔지니어링은 특정 지역의 경기에 흔들리지 않는 ‘맷집’을 갖췄다. 이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 국내에서는 타격을 입었지만 해외시장에선 환차익으로 큰 이익을 냈다”며 “60개국에 진출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대모엔지니어링이 눈여겨보고 있는 ‘기회의 땅’은 아프리카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에 무게중심을 뒀던 해외사업을 아프리카 국가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만의 강점을 차별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모로코, 알제리, 수단 등 북아프리카에 진출한 대모엔지니어링은 차차 남쪽으로도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물론 아프리카 시장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 이 회장은 “아프리카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현지 업체들의 신뢰도가 낮은 편이어서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초기 단계에서는 사업비의 20% 정도만 투입하며 사업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대모엔지니어링 본사 시화공장. 대모엔지니어링은 이곳 외에도 충
남 당진, 중국 베이징 등의 공장에서 100종류가 넘는 굴착기 어태치먼트를 생산한다.
대모엔지니어링 제공
경기 시흥시 정왕동 대모엔지니어링 본사 시화공장. 대모엔지니어링은 이곳 외에도 충 남 당진, 중국 베이징 등의 공장에서 100종류가 넘는 굴착기 어태치먼트를 생산한다. 대모엔지니어링 제공
○ 연구개발(R&D)로 차별성 확보

대모엔지니어링은 창사 초기부터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더라도 마케팅만으로는 오래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1997년에는 자체 연구소를 세워 양질의 어태치먼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직원 100여 명 가운데 18명이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성능이 같더라도 먼지나 소음을 덜 내는 제품, 물속에서 제대로 작동해 교량 건설에 적합한 제품 등이 연구개발의 몇몇 사례다. 현재 국내외에서 40여 건의 특허를 받았다. 이 회사는 앞으로 연구개발 비중을 더 늘려 단순 생산은 30여 협력업체에 맡기고 제품의 설계 및 디자인, 핵심 테스트에 특화하는 쪽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성장에 맞춰 유능한 인재를 충원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숙련된 엔지니어가 부족해 직원 교육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인근 대학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안정적인 인력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3대 어태치먼트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의 꿈에 열정을 보탤 젊은 인재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시흥=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모엔지니어링#이원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