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7일(현지 시간) ‘2012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i20 월드랠리카’. 현대차는 앞으로 세계적인 자동차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에 참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부근에 자동차 성능 연구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27일(현지 시간) ‘2012 파리 국제모터쇼’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향후 개발하는 신차의 성능 개선을 위한 것으로 한국의 남양연구소가 주축이 돼 시설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927년 개장한 독일 라인란트팔츠 주의 자동차경기장인 뉘르부르크링은 험난한 지형과 가파른 코너링으로 세계에서 가장 길고 난이도가 높은 서킷으로 꼽힌다. 이 서킷을 1회 주파하는 시간이 자동차의 종합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받아들여져 스포츠카 브랜드끼리 자존심을 건 대결이 펼쳐지기도 한다.
포르셰 벤츠 BMW 등 독일 브랜드는 물론이고 도요타와 닛산이 고성능 슈퍼카를 개발하기 위해 이곳에 특별 연구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본사 연구소에서 개발한 모델들을 뉘르부르크링에서 테스트하며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슈퍼카인 도요타의 ‘LF-A’와 닛산의 ‘GT-R’도 이곳에서 개발했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관계자는 “고장이 잘 나지 않고 편안한 이동수단을 만드는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뉘르부르크링에 연구시설 설치를 검토하는 것은 운전의 재미와 고속 안정성이 뛰어난 고성능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인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년 안에 포르셰의 성능과 맞먹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내년에 유명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출전을 선언했다. 2003년 WRC에서 전격 철수한 후 10년 만에 세계 레이싱 무대에 복귀하는 것이다. 이날 열린 현대차의 신차 발표회에서는 소형차 ‘i20’ 월드랠리카가 굉음을 내며 무대 위로 뛰쳐나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현대차는 1999년 소형차 ‘베르나’ 개조차로 WRC에 참가해 최고 순위 4위에 오르며 관심을 끌었지만 2003년 본사의 지원 부족으로 시즌 도중 철수했고 WRC팀은 결국 해체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랠리카 제작을 영국의 전문 업체에 위탁했지만 이번엔 사내 연구소에서 대부분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모터스포츠 복귀는 품질뿐만 아니라 성능과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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