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런’ 잡는 신개념 펀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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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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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넘자 또 대량 환매… 운용사들 ‘헤지 100%’ 상품 내놔

‘공포의 코스피 2,000 선을 돌파하라.’

코스피가 14일 약 5개월 만에 2,000 선을 회복하면서 다시 ‘펀드 환매’가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이라 불리는 2,000 선을 넘어서자 더이상 수익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여겨 펀드를 처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257억 원이 빠져나가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나타냈다. 펀드 환매가 계속되자 코스피 상승세도 발목이 잡혔다. 코스피는 14일 2,000 선을 넘어선 뒤 연일 약보합세를 이어가다가 결국 20일 1,990.33으로 장을 마치며 2,000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환매된 뒤 다시 펀드로 들어오는 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고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KDB자산운용은 19일 ‘KDB 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 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선물매도 비율을 최대 100%까지 넓혀 적극적인 헤지 전략을 쓰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주식혼합형 펀드들은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지수가 하락하면 일정량 선물을 팔아 수익률을 조절한다. 이 상품은 헤지(위험회피) 범위를 크게 넓혔다. 선물매도 비율이 100%라는 것은 사실상 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을 제로에 가깝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

‘KDB 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 펀드’는 데이비드 전 대표가 직접 설계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전 대표는 과거 외국계 헤지펀드에서 매니저로 활동하기도 했다. KDB자산운용 관계자는 “전 대표가 과거 운용 경험을 살려 3년 전부터 이러한 상품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펀드 운용에도 직간접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산배분펀드가 허용된 점도 신상품이 나오는 데 힘을 불어넣고 있다. 자산배분펀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되 시장상황에 맞춰 자산별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자산배분펀드를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허용하지 않다가 금융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허용하기로 했다.

외국계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슈로더투신운용은 7일 첫 자산배분펀드인 ‘슈로더 아시안 에셋 인컴 펀드’를 내놨다. 이 상품은 고배당주 위주의 아시아 주식 및 채권을 각각 30∼70% 범위에서 자유롭게 조절해 투자한다. 기존 혼합형 펀드들이 핵심 투자자산 한 종류의 비중을 50∼60%로 유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시장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장점이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조만간 ‘한국운용 자산3분법 펀드’를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은 전통적인 투자자산으로 불리는 주식, 채권, 금과 관련된 ETF에 30%씩 투자한다. 김현전 한국투신운용 마케팅본부 전무는 “기존의 고위험 고수익 펀드와 달리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나오면 고객들의 펀드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신개념 펀드#펀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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