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국 국채 무제한 매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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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총재 밝혀… EU-美 증시 일제히 상승세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는 ‘전면적 통화거래(Outright Monetary Transaction)’에 나서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의 물가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파괴적인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CB의 발표 직후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의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조치의 큰 수혜국으로 지목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증시는 발표 2시간 반 만인 7일 0시 현재(한국 시간) 각각 4.62%, 3.86% 0.58% 상승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는 유통시장에서 만기 1∼3년짜리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매입할 것이며 규모는 무제한적”이라며 “ECB의 국채 매입 자금은 (ECB가 다시 흡수해) 불태화(不胎化·sterilization)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채 매입에 투입한 자금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초래되는 채권 시장의 왜곡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충분한 평가 후 언제 채권 매입을 시작할지와 지속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될 때 매입을 종료하겠지만 각국의 역할이 미진하다고 판단될 때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채 매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지원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12일 나올 독일 헌법재판소의 ESM 위헌 여부 결정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ECB의 결정이 알려진 뒤 뉴욕 증시는 7일 0시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223.62포인트(1.71%) 뛴 13,271.20에 거래되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드라기 총재#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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