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의 상징’ 3대 지표 모두 하락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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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골프 이어 꿈쩍않던 호텔 피트니스회원권마저…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48)는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2008년 사둔 수도권 골프장의 회원권 값이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김 씨는 “국내에서 제일 비싼 곳으로 유명했던 경기 용인시 ‘남부CC’ 회원권이 최근 10억 원 밑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난 뒤부터는 아예 시세 보기를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자산가들의 여유자금의 투자 대상이자 재력 과시의 수단이기도 한 콘도, 골프, 호텔 피트니스센터의 회원권 가격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투자가치가 급락하자 회원권 보유자들이 ‘생활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처분에 나섰기 때문이다.

30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500만 원 선을 유지해온 W호텔 피트니스회원권 시세(이하 남자 회원권 기준)가 이달 20일 현재 6100만 원까지 하락했다. 2008년 초 남자 회원권 기준으로 8800만 원이던 그랜드하얏트호텔회원권은 2009년 6400만 원, 지난해 6100만 원을 거쳐 현재 5500만 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가격 상위 11개 피트니스회원권의 평균가격은 2010년 3564만 원에서 현재 3250만 원으로 9.7% 하락했다. 높은 분양가를 고수하고 있는 호텔들은 신규 회원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W호텔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피트니스회원권을 7300만 원에 추가로 분양했으나 목표한 만큼 회원을 모으지 못했다.

콘도와 골프장회원권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대명 한화 보광 용평 오크밸리 등 5개 리조트의 99m²대(약 30평) 콘도회원권 평균시세는 2008년 초 2360만 원에서 올해 초 1830만 원까지 떨어졌다. 에이스회원권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골프장회원권의 평균시세는 2008년 1월 2억6800만 원에서 올해 1월 1억3300만 원 수준으로 폭락했다.

회원권 시장 관계자들은 경기가 악화됐을 때 자산가들은 연중 몇 차례만 사용하는 콘도회원권을 가장 먼저 처분하고 다음으로 한 달에 몇 번 사용하는 골프장회원권을 처분하며 마지막으로 매일 사용하는 호텔 피트니스회원권을 판다고 설명한다.

동아회원권 거래소의 최원영 팀장은 “자산가들이 호텔 피트니스회원권까지 내놓아 가격이 하락한다는 건 경기가 바닥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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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회원권#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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