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가 미래다]LG그룹, 미래 성장사업 성패는 연구개발… R&D인력 육성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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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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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안 하는 것을 해라. 뒤따라가지 말고, 앞서가라. 새로운 것을 만들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마다 강조한 이 말에는 연구개발(R&D)을 강조한 기업 정신이 녹아 있다. 구 창업주는 R&D를 ‘개척정신’ ‘인화단결’과 함께 경영이념의 하나로 삼을 만큼 R&D에 강한 신념이 있었다. 이는 LG가 광복 직후 황무지 같던 척박한 환경에서도 한국의 전자, 화학산업을 잇달아 개척하는 원동력이 됐다. R&D에 대한 창업주의 신념은 구자경 명예회장을 거쳐, 구본무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기술 차별화와 원천기술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구 회장이 LG의 미래 모습으로 ‘고객가치 혁신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 회장은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결국 미래 성장사업의 성패는 R&D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매년 R&D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취임 후 17년째 참석해 LG연구개발상을 직접 시상하고 있다. 또한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간 R&D 협력을 강화하는 ‘R&D 시너지’를 창출해 강한 체질의 ‘테크놀로지 LG’를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 같은 의지에 따라 LG는 올해 유럽, 미국 소비시장의 위축 등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주력 제품, 서비스 차별화와 원천기술, 융·복합 기술 개발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조9000억 원의 R&D 투자를 하고 있다.


글로벌 R&D 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밸리에 전자, 화학 등 주력사업의 북미지역 R&D 허브인 ‘LG 북미기술센터’를 오픈했다. 여기서는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기술동향을 조사하고 연구한다.

이에 따라 LG는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CIS, 북미 등 주요 사업지역 4곳에 그룹 차원의 R&D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러시아 기술센터는 러시아 및 옛 소련 지역의 기술 발굴 및 로봇, 광학분야의 기초 R&D를 담당한다. 이스라엘 기술센터는 중동지역 기술 발굴 및 모바일 제품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독일 기술센터는 휴대전화와 TV의 유럽지역 기술 발굴 및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구 회장은 R&D 전문 인력의 확보와 육성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는 4월 글로벌 R&D 인재 확보를 위해 LG전자, LG화학 등 8개 계열사 경영진을 대거 이끌고 미주지역 석·박사급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하는 것과 같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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