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담합 의혹… 금융 신뢰가 흔들린다]“CD금리 담합 없었을 것” 금융당국 감싸기 급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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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장 “담합했다 생각안해”… 담합 사실땐 대외신뢰도 타격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이 ‘한국판 리보스캔들’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금융시장의 신뢰가 벼랑 끝에 섰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회사를 관리 감독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담합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공정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정부 부처끼리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CD 금리 담합 여부와 관련해 “조사(결과)가 나오는 것을 봐야 한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저는 담합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CD 금리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는데도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며 ‘금융당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는 “금융시장을 큰 혼란에 몰아넣은 중대 사안을 둘러싸고 정부 안에서 정반대의 주장이 나오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D는 단순히 대출에만 연계된 것이 아니고 엄청난 규모의 파생상품, 그리고 외국과도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권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D 금리 담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CD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4500조 원 규모의 파생상품 시장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담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해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공정위가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는 아무리 서둘러도 2개월 이상이 걸릴 상황이라 앞으로 상당 기간 금융시장은 혼란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주변에서는 “공정위의 목표는 증권사보다는 은행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CD금리 담합#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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